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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매년 반복되는 사명 변경···'좀비기업'의 투자자 '우롱' 여전

증권 증권일반

매년 반복되는 사명 변경···'좀비기업'의 투자자 '우롱' 여전

등록 2024.06.05 14:27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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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회 이상 사명 변경 상장사 약 '20곳'카나리아바이오, '현대사료' 사명 변경···완전 자본잠식

매년 반복되는 사명 변경···'좀비기업'의 투자자 '우롱' 여전 기사의 사진

코스닥 상장사들 중 일부 기업들이 기존 이미지 탈피를 위해 상호를 바꾸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주로 최대주주가 빈번히 변경되거나 공시 번복,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사명을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악용하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투자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3일까지 상호 변경 공시한 상장사는 총 61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단순 영문명 및 오자, 스팩 소멸에 따른 사명 변경 등을 제외하면, 상호 자체를 바꾼 기업은 약 51개사로 나타났다.

특히 두 번 이상 회사 이름으로 바꾼 곳은 20개사나 됐다. 사명을 바꾼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나 회사 이미지 제고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혼돈이 생길 수 있다.

사명을 변경한 기업 중 현재 주권매매가 정지됐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8곳이다.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달 28일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사유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2022년 6월 현대사료→카나리아바이오로 이름을 변경했으나 2년 만에 다시 '현대사료'로 상호를 바꿨다.

앞서 카나리아바이오의 경영진 일부는 신약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을 앞세워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더불어 오레고보맙 임상시험이 중단되면서 회사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회사는 바이오 사업을 떼어내고 본업인 사료 사업에 집중하겠단 계획이지만,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만큼 회생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10일 피에이치씨도 사명을 '푸른소나무'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피에이치씨는 올해 들어 최대주주가 두 번 변경됐다. 회사는 사명을 기존 필로시스헬스케어에서 피에이치씨로, 최근엔 푸른소나무로 변경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2021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2년 연속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으면서 상폐사유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BW생명과학은 최근 사명을 '퓨처코어'로 변경했다. SBW생명과학은 기업명을 기존 나노스에서 SBW생명과학으로, SBW생명과학에서 퓨처코어로 연달아 바꿨다. 퓨처코어는 지난해 쌍방울 그룹 내에서 대북사업을 전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회사는 5월 22일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는데,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KH그룹 계열의 KH전자는 사명을 'KH미래물산'으로 변경했다. 이들 역시 KH일렉트론→KH전자→KH미래물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목적은 기업 이미지 제고 및 사업 다각화다. 회사는 지난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

KH전자는 지난 4월 11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된 바 있으나, 2023년 재무제표 감사의견도 '의견거절'을 받았다. 거래소는 오는 8월 31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광통신 전문기업인 라이트론은 지난 3월 빛과전자로 사명을 다시 바꿨다. 카나리아바이오와 비슷한 사례로, 빛과전자→라이트론→빛과전자로 다시 돌아왔다. 빛과전자는 지난해 말 2차전지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가 철회했다. 올해는 기존 사업 분야와 무관한 광산 채굴을 신사업으로 공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과도한 전환사채(CB) 발행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CB발행 누적으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부담도 제기되고 있다.

이름을 바꾼 기업 모두를 좀비 상장사로 볼 순 없지만, 잦은 사명 변경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한다거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사례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울 수 밖에 없다.

올해 사명 변경을 진행한 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두 번 이상 의도적으로 이름을 바꾼 기업들이었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주권매매 거래정지 혹은 주권매매 거래정지 해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던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로 코스닥 상장사들이 사명 변경을 통해 새 기업인 것 처럼 눈속임을 하거나 테마 편승 등 주가를 띄우기 위한 경우가 있다"며 "투자 시 회사의 이력, 매출, 영위 사업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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