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사장,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 행보 빛봐리스크 큰 사업 투자 배제 본원 경쟁력 강화불황 길어지며 안정적 수익 창출 여부 관심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연결기준 현대제철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9478억원, 558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축소된 수치지만, 전 분기(-2291억원)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철강업계 불황기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현대제철이 흑자를 거둔 데에는 서 사장의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 중심의 사업을 강조해온 서 사장은 원가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는데, 이같은 경영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서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재무최고책임자(CFO)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서 사장은 현대차 CFO 재임 기간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실적을 낸 바 있으며, 그룹 내에선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알려진다. 이에 업계는 서 사장이 현대제철에서도 수익성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사장은 리스크가 큰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본원 철강 사업을 집중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 서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할 것"이라면서 "배터리, 이차전지 등 리스크가 큰 사업에 대한 투자는 현재로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사업 전략에 따라 서 사장은 철강과 탄소중립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7000억원 많은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용 강판·고급 열처리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방점을 찍고 수익성 방어를 본격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과제로 남아있던 현대제철의 노조 임금·단체협상 문제도 최근 마무리되면서 서 사장의 리더십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 노사는 특별성과급을 두고 해를 넘기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장기화되자 서 사장이 노조를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고, 지난 4월 현대제철은 5개 지회 노조와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이같은 노력이 노사 관계 악화라는 '중책'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다만 철강업계 불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 사장의 경영 능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은 당초 전망했던 것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봉형강 업황이 실적 개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라고 관측했다.
인명사고 개선도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현대제철 작업장 내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반복되면서 회사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비롯, 이달 71주년 기념사를 통해서도 안전사고 관리를 강조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과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서 사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글로벌 업황 악화라는 '혹한기'를 뚫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서 사장이 철강 본업과 탄소중립 실현에 '정면돌파'를 내세운 만큼 뚝심 있는 경영으로 위기 돌파구를 찾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철강·친환경 사업 등에 차질 없이 투자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차전지·배터리 투자에 대해선 밝혀진 대로 현재로서 계획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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