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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은 SK와 마이크론만 만드나'···외신의 삼성전자 홀대 논란

산업 전기·전자

'HBM은 SK와 마이크론만 만드나'···외신의 삼성전자 홀대 논란

등록 2024.06.12 16:11

수정 2024.06.12 18:31

차재서

  기자

엔비디아 테스트 난항에 반도체 시장 존재감 흔들 매스컴도 美 기업 마이크론 띄우고 삼성전자 '패싱' "수율·품질 개선 서둘러 시장 눈높이 맞춰야" 지적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전자가 '기타 등등(Others)'인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 야심 차게 준비한 8단과 12단 HBM(고대역폭메모리)이 나란히 엔비디아의 합격점을 받지 못한 여파인데, 이를 틈 타 매스컴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홀대받는 듯한 장면마저 연출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사실상 모든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삼성전자임에도, HBM에서 만큼은 '1위' SK하이닉스와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 현지 기업 마이크론 사이에 끼어 기를 펴지 못한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문제의식은 삼성전자 HBM 사업의 현주소를 짚는 일련의 언론 보도에서 출발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를 향한 해외 각지의 냉소적인 반응이 속속 포착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가 대표적이다. 이 매체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HBM 등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고자 규제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HBM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삼성전자를 거론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을 낳았다.

"These semiconductors, made by SK Hynix Inc., Micron Technology Inc. and others, speed up access to memory, helping bolster AI accelerators."

논란의 문장이다. 직역하면 이렇다. '이 반도체(HBM)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그리고 그 외의 기업이 만드는데, 메모리 접근 속도를 높여 AI(인공지능) 가속기를 강화한다'는 뜻이다. 표면적으로는 이해를 돕고자 HBM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처럼 비친다.

다만 의아한 대목은 제조 기업을 나열하면서 SK하이닉스 뒤에 마이크론을 붙이고 삼성전자를 배제했다는 데 있다. 독자 입장에선 마치 HBM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두 기업뿐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은 로이터의 최근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 매체는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발열과 소비 전력 문제 등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본의 아니게 '디스' 또는 '패싱' 당한 배경은 HBM 사업에서의 악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HBM이 세계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검증)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다른 두 기업은 이미 엔비디아와 거래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8단 HBM3E가 차세대 AI 가속기 'H200'에 쓰인다고 깜짝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덧붙여 마이크론은 중국과의 갈등 속에 자국 반도체 산업을 지키려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이 정도 대우를 받을 기업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엔비디아에만 납품하지 못할 뿐, 이들의 HBM의 영업은 분명 순항하고 있어서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측은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HBM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며, 이 물량에 대해선 거래처와 협의를 마쳤다"고 귀띔했다. '완판' 얘기다. 또 2025년엔 올해의 두 배 이상을 공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점유율로 따져도 삼성전자가 마이크론을 압도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순이었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삼성전자 HBM 테스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로이터 보도 직후 삼성전자는 즉각 반박했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공식 석상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러한 여론은 삼성전자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신제품의 품질과 수율을 끌어올림으로써 AI 칩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와 거래를 트는 게 급선무라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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