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후지 마트', 하이트진로·신세계·보해양조 등 입점진로소주 마트 입점률 90%···후지 마트 기준 월 300병 판매베트남 주류 시장, 맥주 시장 90%···저렴한 값, 진입 어려워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후지(FUJI) 마트를 방문해 베트남 현지의 소주 시장을 살펴봤다. 후지 마트는 일본 종합상사인 스미토모 상사가 현지 콩그로말리트 그룹과 베트남 전략 파트너십을 맺고 출점한 슈퍼마켓이다. 현재 현지에서 후지 마트는 11개 점포가 있는데, 진로는 3개의 단독 매대를 계약한 상태다.
진로 소주의 베트남 마트 입점률은 90%에 달한다. 후지 마트 기준으로 한 달에 판매되는 소주 판매량은 약 15박스다. 마트에서 소주는 박스 당 20병씩 묶인다. 한 달에 소주 300병이 팔리는 셈이다. 향후 현지 마트 점포 수가 늘면 소주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질 걸로 기대된다.
후지 마트에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소주와 신세계L&B의 힘소주, 보해양조의 아라소주, 회곡양조장의 담소소주, 그리고 태국 기업 타완당의 태양소주가 입점해 있다. 이들 소주는 모두 초록 병에 360ml의 용량, 한글로 소개된 제품 패키지가 공통적이다. 특히 태양소주는 한국기업의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글 제품명이 표기돼 있다.
실제 베트남 시중에는 한국 소주를 모방한 '유사 소주'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겉모습만 보고선 한국 소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유사 소주는 기존 한국 소주와 같은 플레이버의 복숭아, 딸기, 청포도 등 과일 향을 첨가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 태양소주 자몽은 제품 패키지도 자몽에이슬과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차용했다.
가격대 역시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진로소주는 베트남 돈 6만5000동으로, 한화 약 3500원 수준이다. 힘 소주는 그보다 저렴한 5만8500동(3100원), 아라소주와 담소소주는 6만1500동(3300원), 다만 태양소주는 그보다 조금 고가인 6만7000동(3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 주류 시장은 맥주가 약 90%로 절대적이다. 나머지 주류는 스피릿 종류로 분류되는데, 소주도 그 속에 포함된다.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점유율 집계가 큰 의미 없다고 본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 맥주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건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베트남 맥주 시장은 사이공 맥주의 사베코가 업계 1위, 그 다음으로 하이네켄, 하노이 맥주의 하베코, 칼스버그 순이다. 특히 사베코와 하이네켄의 점유율은 베트남 맥주 시장의 80%에 달한다.
후지 마트에서 본 사베코 '비어333' 맥주와 하베코 '하노이 맥주'는 베트남 돈 1만1700동, 한화로 약 600원 수준이다. 하이네켄은 1만9500동으로 약 800원이다. 반면 아사히 맥주는 6만700동으로 약 3600원이다. 아사히는 베트남에서 프리미엄 해외 맥주의 일종인 셈인데, 현지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이유가 이 같은 가격 격차를 뛰어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 진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 경쟁사가 막강해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수출하거나 현지 공장을 건립하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수출할 경우 물류비와 관세를 포함하면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면 판촉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트에선 시음을 권유하고, 구매가 이어지는 소비자에게 증정품을 제공한다. 또 신규 점포가 문을 열면 '진로(JINRO)' 주류 매대를 소비자 동선을 고려해 적합한 위치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레티튀항(22)은 "마트 시음 행사에서 소주를 처음 마셔봤다"며 "주로 고기 등 바비큐와 소주를 같이 마시고, 소풍·나들이에 가서 마시기도 한다. 요구르트 등과 섞어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지 소주 시장의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향후 후지 마트와 같은 유통 점포 수가 늘어나면 진로수주의 소비자 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한국인에 익숙한 기본 소주인 레귤러 제품의 인기가 가장 없다. 우선 과일소주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춰 최종적으로 레귤러 제품으로의 유입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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