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인은 지난 4월 한국 홈페이지를 개설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번화가', '놀이터'로 자리 잡은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도 운영한다. 쉬인이 약 1년간 젊은 세대들이 친숙하게 활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통해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오면서 관심과 수요, 시장 확대에 대한 가능성 등을 확인한 결과다.
'초저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쉬인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 국내에서 단기간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충분했다. 지난 5월 기준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조사한 쉬인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66만명으로 무신사(524만명), 에이블리(489만명), 지그재그(294만명)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지만 2015년 론칭한 브랜디(48만명)를 이미 뛰어넘었다.
쉬인이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만든 자체 브랜드 '데이지'도 큰 인기다. 국내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친근감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건 쉬인의 한국 진출이 국내 패션업계에게 그저 '위협'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과거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는 중국 게임 업체들의 한국 진출에 이렇다 할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며 오랫동안 지켜온 관련 시장에서 점유율을 뺏기기도 했다.
자체 생산과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고물가 속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변화한 상황 속 쉬인이 내세우고 있는 초저가 전략이 경쟁력 구축에 더욱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어쩌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판로 확대에 나서듯 쉬인 역시 신성장동력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어 중국 입장에선 더욱 중요한 시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도 대내외 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을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수출 비중 역시 높다.
쉬인의 한국 공세는 향후 더욱 거세질 것이다. 패션업계도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닌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등 기민한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 게임 업체들의 한국 공습에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한 채 안방을 내주던 상황이 국내 패션시장에 재현될지도 모른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