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충당금‧환차손 등 일회성 비용에 수익성 악화3분기부터 반등···충당금 환입에 대손비용 감소까지대출경쟁도 약화 추세···부동산PF 부실은 실적 변수
10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는 16조1770억원 수준의 합산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15조1300억원 대비 6.92%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ELS 고객 보상 비용과 부동산PF 관련 선제적 충당금, 해외부동산 손상차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위축됐다.
올해 1분기 금융지주별 ELS 관련 충당금은 KB금융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각각 2740억원, 179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813억원, 23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해외부동산 손상차손 767억원과 선제적 충당금 700억원도 쌓았다.
이 같은 대규모 손실 탓에 지난 1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지배)은 전년 동기 대비 30.5% 급감한 1조49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1조3215억원)도 4.79% 감소했으나 상대적으로 일회성 비용이 적어 KB금융에 앞섰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KB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고 본격적인 실적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이 기존 컨센서스를 6.6% 상회한 1조54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가 타행보다 적고, H지수 반등에 따라 ELS 관련 충당금 일부가 환입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홍콩 H지수 5100선에서 ELS 배상액을 반영했다. 현재 H지수는 6400선를 상회하고 있어 최소 30%의 환입금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KB금융의 경우 대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하는 등 가장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KB금융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대손비용 부담 완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2조3000억원에 달했던 5개사(KB·신한·하나·우리·카카오)의 대손비용은 올해 1조9000억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대출성장이 연중 목표에 근접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대출경쟁도 약화될 전망이다. 또한 저출산 해소 정책과 맞물린 신생아 특례대출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일단 3분기까지는 가계대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당초 7월에서 9월로 연기된 것도 3분기 가계대출 성장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연초 도입된 주담대 대상 대환대출 플랫폼이 취급하는 상품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하반기 주담대 확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전망이 밝은 4대 금융지주와 달리 DGB금융지주를 바라보는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당초 예상 대비 부동산 PF와 증권 관련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DGB금융지주의 2분기 대손비율 전망치는 1.05%로, 전년 동기 대비 0.23%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PF 시장의 건전성 악화는 금융지주들의 하반기 실적의 변수다. 지난 5월 발표된 부동산PF 연착륙 방안에 따라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변경돼 충당금이 일부 추가 전입될 수 있어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PF 부실화보다 계열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 이행 이슈가 우선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사의 준공 기한이 도과한 사업장이 신탁 기한의 도과로 이어지면 비용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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