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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AI로 만들어낸 금융 포용의 4가지 성과

전문가 칼럼 이혜민 이혜민의 금융이 핀다

AI로 만들어낸 금융 포용의 4가지 성과

등록 2024.07.26 13:33

수정 2024.07.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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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들어낸 금융 포용의 4가지 성과 기사의 사진

지난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메일을 하나 받았다.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UN 산하 ITU 주관으로 열리는 AI for Good이라는 행사에 우리나라 기업 발표 스테이지가 마련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다수의 AI 기업이 신청서를 써서 제출하면 검토해서 1개의 기업을 선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신청서를 살펴보니 발표 내용은 AI 기술을 사용해야 하고, UN-SDGs와 반드시 관련이 있는 주제여야 했다. 평소 AI 기술을 회사 운영과 서비스 자체에도 많이 쓰다 보니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UN-SDGs는 생경했다. UN의 SDGs부터 찾아보니,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즉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의 약자로 2015년 UN에서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달성하기로 한 인류 공동의 목표 17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으로 나누어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목표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세부 목표를 총 169개로 구분했다. 세부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니 여덟 번째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은 우리 회사와 서비스가 추구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우리 회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대출 비교 서비스의 성과이기도 했다. AI 기술을 통해 서비스 운영 비용 절감과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의 정확성을 높이는 등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금융 포용 성과들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선정이 되어 발표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자사에서는 크게는 두 가지 목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제공하는 대표적인 프로덕트인 핀다 앱과 오픈업 서비스에 기반이 되는 데이터나 데이터 모델을 위해서 주로 쓰고, 또 다른 하나는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중 첫 번째 목적에 해당하는 주된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핀다 플랫폼에서 실행된 누적 10조원의 대출을 받은 이들은 10명 중 약 7명꼴로 금융소외계층인 중저신용자다. 즉, 다른 곳에서는 대출이 거절되었을지도 모를 이들이 핀다에서 적합한 신용평가를 받아 대출을 실행할 수 있던 것이다. 우리는 프리랜서, 자영업자, 비정규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더 높은 승인율과 더 나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을 위해 AI 기반으로 만든 사업장의 생존과 폐업 모델을 케이뱅크, 전북은행 등에서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더 잘 파악하는데도 쓰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오픈업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픈업은 핀다가 2022년 7월 인수한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매월 새롭게 생성되는 70만개의 전국 상권 매출 및 주변 인구통계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추정값을 생성한다. 오픈업에는 현재까지 누적 1억3000개 이상의 상권 데이터가 있다. 핀다와 오픈업은 '시장에 만연한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2023년 초부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 국내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대환대출 시장을 개척했다. 그리고 2년 동안 1조5000억원 이상의 대환대출을 성공시켰다. AI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예측하고, 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연체하지 않고 기존 대출을 잘 상환할 수 있도록 도운 결과, 2023년 한 해 동안 핀다 고객의 평균 금리를 약 4% 낮출 수 있었다. 또한 대출을 가장 많이 갈아탄 사용자는 6번, 가장 금리를 많이 낮춘 사용자는 연 15.3%나 낮출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AI 기술을 통해 핀다 앱에서는 기술적으로 100%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방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다양한 금융 범죄와 악성 앱·스크린 미러링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범죄는 핀다에서 원천 차단되고 있는데, 월평균 1000여건의 악성 앱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고객이 즉시 삭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I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금융 포용 성과도 있다. 핀다에서는 개인이 발품 팔아서 받을 수 있는 평균 승인율보다 무려 5배나 높은 64.5%의 승인율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신용생명보험을 도입하여 핀다에서 대출받은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이다. 핀다가 대신 가입하여 상속되지 않도록 보호받는 대출은 약 1조원으로, 이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CPI의 90% 이상에 해당된다.

발표가 끝나자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대출 조건과 심사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대출 완료까지 이렇게 빠르게 가능한 건지' 등 반응이 뜨거웠다. 또한 전세계에는 나라마다 금융 소외 내지 금융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Underserved 계층이 존재하는데 배경과 어려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을 포용하고 사회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것에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런 사회적 문제가 반드시 정부나 국제기관만이 풀어내야 할 몫이 아니라, 기업도 심지어 막 창업을 하려는 스타트업들도 이런 문제를 바라보면서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그 문제를 각자만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다시 깨달았다.

지난 2023년 BCG에서 발간한 '핀테크 사회적 후생효과' 리포트는 핀테크 중에서도 대출 비교 서비스가 가장 큰 후생효과를 낳고 있으며 특히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핀다와 같은 대출 플랫폼에서 2026년에는 약 1조8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후생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자 역시 이번 발표를 기회로 아주 큰 문제일지라도 하나씩 뜯어보며 해결해 나가면 결국 사회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AI라는 기술이 이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에 가속 페달이 될 수 있기를, 그를 통해 포용할 수 있는 두 팔의 범위와 너비가 촘촘하게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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