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류광진·류화현 대표 서울회생법원 출석법원,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승인
2일 서울회생법원 회생 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티몬·위메프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날 오후 티메프 대표이사들은 회생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비공개 법원 심문에 출석했다.
ARS가 받아들여지며 두 회사와 채권자는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변제 방안 등을 법원의 지원 아래 협의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날 심문에는 안 법원장과 주심인 양 부장판사가 직접 참석해 두 회사의 회생 신청 이유, 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물었다. 아울러 회생과 함께 신청한 ARS 프로그램과 관련한 심문을 진행했다.
법원의 결정에 앞서 오후 2시 50분께 모습을 드러낸 류광진 티몬 대표는 "회사의 계속기업 가치가 3000억원인가 4000억원 정도 많았다"며 "최대한 투명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ARS 프로그램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복구를 위해 티몬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며 허리를 숙였다.
이어 출석한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기업회생이나 ARS가 꼭 받아들여져야 지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위메프의 계속기업 가치는 800억원, 청산가치는 300억∼4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구체적인 채권단 수와 피해액(채권액)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하지 않았다.
그룹의 실질 오너인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회생을 위한 자금조달과 구조조정 방안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위시가 중국에 보유한 현금성 자산 800억원가량을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에 활용하는 것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원이지만 바로 정산 자금으로 쓸 수 없다. 중국에 여러 규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큐텐과 계열사들이 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분리 매각 추진도 자구계획안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구 대표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큐텐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구조조정 펀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운영하거나 매각하는 방안, 두 회사를 포함한 다른 계열사까지 각각 분리 매각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큐텐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는 독자 경영을 하기 위해 매각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큐텐 이사회의 동의 아래 인터파크커머스의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재 인수를 희망하는 두 곳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자구 방안들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미 경쟁 포화 상태인 데다가, 11번가와 SSG닷컴도 장기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미정산 금이 1조원대까지 쌓인 티몬과 위메프를 선뜻 인수할 기업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티몬과 위메프의 몸값은 이번 사태로 많이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전날인 1일 위메프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매각 의사를 타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알리 측이 이날 오전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위메프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는 등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구 대표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개인 자산은 큐텐 지분 38.0%, 큐익스프레스 지분 29.4% 등 비상장사 주식, 70억원 가량의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 통장에 든 10억∼20억원 등이다. 한때 큐텐 주식 가치가 2조원을 넘는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시장 신뢰를 잃은 현재는 주식 가치가 '휴지 조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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