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빅4, 올해 2분기 수익성 악화에 고전'비용 부담' 느는데···외국인 관광객 씀씀이↓먹구름 낀 전망···"생존 위한 노력 지속할 것"
'엎친 데 덮친 격' 면세점 업황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면세점들은 올해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국내 면세업계 '빅4'는 올해 2분기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먹거리와 체험 위주로 재편된 데다 고환율로 인해 내국인마저 면세점 쇼핑을 꺼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개도 발목을 잡았다.
기업별로 보면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7500억원) 대비 10.5% 증가한 828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8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네 곳 중 롯데면세점만 적자의 늪에 빠진 건 아니다. 현대면세점의 2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8억원에서 올해 39억원으로 1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은 23.8%(1942억원) 증가한 2405억원을 거뒀다.
신라와 신세계의 경우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신세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9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851억원)보다 1.5%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8.6%(402억원) 급감한 8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TR(면세) 부문 역시 매출은 7081억원에서 8329억원으로 17.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32억원에서 70억원으로 83.8% 줄었다.
기본적으로 면세업이 수익을 얻기 위해선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 등을 방문해 면세 상품을 사는 여행객이 많아야 하는 구조지만 여행 수요 회복세와 달리 성과는 저조하기만 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면세 매출액은 5조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5조2739억원)와 비교하면 11.0% 증가하는 데 그친 수치다.
그러는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한국관광통계를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 방한 외래관광객은 총 770만1407명으로 1년 전(443만796명)보다 약 327만명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은 물론 고환율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면세 업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한하더라도 면세점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다이소, 올리브영 등에서 쇼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진 점도 면세점들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을 제외한 신라·신세계·현대 등의 향후 실적 회복 속도는 더욱 더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운영 중인 임시 매장이 정식으로 오픈하게 될 경우 고정 최소 보장액(고정 임대료)에서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로 임대료 산정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당시 면세업체들이 구역별로 제시한 여객당 임대료는 DF1 8987원, DF2 9020원, DF3 2530원, DF4 2506원, DF5 1109원 등이다. DF1·3 구역은 신라가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신세계는 DF2·4, 현대는 DF5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당 임대료는 높게 책정된 고정 임대료를 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매출과도 무관하기 때문에 합리적"이라면서도 "인천공항 여객 수가 곧 면세점 매출로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어 현재와 비슷한 업황 흐름이 이어진다면 면세업계가 비싼 임대료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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