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0.1%p 내린 2.4% 제시일시적 성장요인 소멸에도 수출·소비 개선세 유지소비자 물가성장률도 2% 초반 수준서 안정화 전망
한은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8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기존 대비 0.1%p 내린 2.5%로 하향 조정했고, 근원물가는 2.2%로 유지했다. 소비자물가는 8월 이후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당분간 2%대 초반 수준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치 대비 소폭 내린 건 1분기 깜짝 성장 중 일시적 요인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내수 소비 회복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양호한 성장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2.1%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기존 경제성장 전망치를 0.1%p 하향 조정한건 지난 1분기 1.3%나 성장할 수 있었던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내수의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지만 수출 호조를 고려할 때 전반적인 수치는 양호한 편이고, 이를 내수 부진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대용 조사총괄팀장도 "경제성장 전망치는 2.4%이지만 잠재성장률은 2%"라며 "국내 경제는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1분기 성장세 중 일시적인 요인이 많았다는 걸 확인해 연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화한 날씨·갤럭시 S24 출시효과 소멸···양호한 성장세는 유지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내수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외부활동이 증가하면서 의류, 레저용품 등의 소비가 급증하고 부진했던 건설경기도 회복세를 보여서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의 조기 출시도 내수경기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일시적 요인들이 경제에 미친 영향이 생각보다 더 크게 컸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특히 한은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수출이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수출품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윤용준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수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당초 전기차 캐즘 우려가 있었던 자동차도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은 가격 경쟁력보다 상품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환율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민간소비 반등···물가성장률도 하향 안정화
다만 설비투자는 올해 0.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을 중시하게 된 반도체 기업들의 보수적 투자 행태와 항공기 도입 지연이 주요 배경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가운데 기업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설비투자는 4.3% 급증할 전망이다.
이 조사국장은 "설비 투자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면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면서도 "상반기엔 다소 부진했으나 연말로 갈수록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1.4%)도 기존 1.8%에서 0.4%p 내렸다. 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약화돼서다. 다만 가계 실질소득 개선에 힘입어 회복속도는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생필품 등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고 고금리도 이어지면서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를 낮췄다"며 "하지만 하반기에는 민간소득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민간소비도 점점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재보는 급증한 가계부채를 민간소비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난 계층(30~40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소비에 제약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조사국장도 "하반기엔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상반기에 안 좋았던 설비투자, 민간소비 도 개선되고 있다"며 "소비는 기업 실적 개선과 소득의 영향을 받고, 기업도 투자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출과 내수 간 간극도 상반기보단 줄어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의 하향 안정화를 바탕으로 5월 전망(2.6%)을 소폭 하회하는 2.5%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전망치는 당초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유지됐다.
이에 대해 이 조사국장은 "물가는 2% 초반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농산물 가격이 2분기 들어 상당 폭 둔화됐고, 유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상 여건, 공공요금의 조정 폭 등에 따라 변동성이 있겠지만 당분간 소비자 물가는 낮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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