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금융통회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가계부채 급증에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 반영2단계 DSR 시행·美금리인하 이후로 밀릴 전망
한은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유지하며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임에도,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2월~3월 3.1%를 유지하다가 4월(2.9%), 5월(2.7%)에 이어 6월 2.4%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2.9%로 집계돼 2%대에 진입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이같은 물가상승률 안정화에 대한 확신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발목을 잡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와 집값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4월부터 가계부채 증가 폭이 매달 4~5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권 총 가계부채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동기간 은행권 가계부채는 4월(+5조1000억원), 5월(+6조원), 6월(+5조9000억원), 7월(+5조5000억원)에 걸쳐 매달 전월 대비 6조원까지 늘었다.
7월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을 보면 '주택 가격'이라는 단어만 50번 넘게 언급됐다. 기준금리 하향 조정 시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서울 중심의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이어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통해서도 "(기준금리 조정이)수도권 주택 가격, 가계부채 등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부동산과 가계부채가 통화정책의 변수라는 것을 알렸다.
이로써 한국 통화정책방향 전환 시점은 9월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된 후로 밀렸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시점도 9월로 점쳐지는 만큼 한미 금리 역전 차를 고려할 때 8월 금리인하는 섣부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투자 시장도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설문응답자 90%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 전망치를 발표하고 2024년 경제 성장률을 기존에서 0.1%포인트(p) 낮춘 2.4%로 전망했다. 2025년 성장률은 기존 2.1%를 유지했다. 2024년 소비자물가 성장률도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2.5%로 전망했다. 2025년은 5월 전망치와 같은 2.1%로 발표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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