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9일 목요일

  • 서울 26℃

  • 인천 27℃

  • 백령 24℃

  • 춘천 25℃

  • 강릉 23℃

  • 청주 24℃

  • 수원 26℃

  • 안동 24℃

  • 울릉도 27℃

  • 독도 27℃

  • 대전 25℃

  • 전주 25℃

  • 광주 26℃

  • 목포 27℃

  • 여수 28℃

  • 대구 27℃

  • 울산 25℃

  • 창원 27℃

  • 부산 26℃

  • 제주 28℃

증권 ETF 경쟁의 파장, '좌불안석' 운용 CEO들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ETF 경쟁의 파장, '좌불안석' 운용 CEO들

등록 2024.08.30 11:13

임주희

  기자

공유

권희백 대표, 흑자전환·실적 개선에도 임기 못 채워 ETF시장 점유율 격화에 1%포인트에도 순위 바뀌기도 인사 시즌 앞두고 경쟁 심화로 시장 혼탁 우려 시각도

ETF 경쟁의 파장, '좌불안석' 운용 CEO들 기사의 사진

한화자산운용 권희백 대표이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자산운용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연말 인사 시기까지 3~4개월 가량 남았지만 '위기'를 의식해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예년보다 빠른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물론 수장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한화그룹은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경영총괄을 내정했다. 임기가 6개월가량 남아있었던 권 대표는 오는 9월11일 고문으로 물러난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한화자산운용만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타 자산운용사 대표들의 입지도 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상장지수펀드(ETF)가 존재한다. 상장지수펀드는 지난해 말 순자산 120조원을 돌파한지 6개월 만에 150조원을 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다보니 국내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ETF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때는 상대를 비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양강 체제 속에서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중소형사들은 점유율 3위를 두고 경쟁 중이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2018년 ETF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했으나 2019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이후 7위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5위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5위 자리를 오래 지키진 못했다. 올해는 신한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에 밀리며 다시 7위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위기의식이 커졌다"며 "연말 인사를 앞두고 ETF 시장이 더 혼탁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TF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서봉균 대표는 오는 12월이 임기 만료다. 2021년 말 선임된 서 대표가 취임한 이후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1%~2% 내외를 오갔다. 한때는 1% 미만으로 줄기도 했다. 2002년 국내 최초 ETF를 상장시킨 후 20년 가까이 지속했던 점유율 40%도 깨진 지 오래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총보수를 1년에 0.05%에서 0.0099%로 내리는 운용 보수 인하를 결정했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걸고 광고도 대규모로 집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유율 격차를 벌리진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며 시장만 과열시켰다.

상대적으로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수장이 된 이준용 부회장은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이후 자사 ETF 브랜드인 'TIGER'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다양한 상품도 내놓고 있지만 삼성자산운용의 벽을 넘진 못하고 있다.

ETF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인 KB자산운용도 편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1월 KB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된 김영성 대표는 ETF 사업 강화를 위해 경쟁사에서 고위급 인사를 적극 영업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이는 되려 독이 됐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를 ETF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한 이후 금정섭 ETF마케팅본부장과 차동호 ETF운용본부장은 각각 한화자산운용과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ETF운용역들의 이탈도 적지 않았다.

김영성 대표의 리더쉽이 흔들리는 동안 점유율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좁혀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 대표가 수장이 된 이후 ETF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배재규 대표는 2002년 삼성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장 시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처음으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도입한 인물이다. 2009년엔 인버스ETF를, 2010년엔 레버리지ETF를 아시아 최초로 상장했다.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 대표는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ETF시장 점유율을 4%대에서 6%로 끌어올렸다. 3위인 KB자산운용과의 격차는 1%포인트 내로 좁혔다. 이에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과 2024년 1년씩 연임에 성공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도 2022년 김희송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임명된 이후 2023년 12월 단독대표로 임기 2년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는 조 대표 영입 이후 신한자산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것에 대한 평가로 풀이된다. 조 대표가 수장이 된 이후 신한자산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은 기존 8위에서 5위로 3단계 상승했다. 신한자산운용은 테마형ETF 라인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자산운용사 대표에 대한 성과 평가가 ETF에 치중됐다며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먹거리라는 점에서 외면할 순 없지만 다른 수익원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평가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이 수수료 인하나 상품 베끼기, 인력난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나 이를 자정하기 위한 노력보단 점유율에만 목을 매는 상황"이라며 "시각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