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 운용사 너도나도 '치킨게임' 점입가경 전문가들 "종국엔 대형 운용사만 살아남을 듯"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73개의 ETF 상품이 새로 출시됐다. 한 해 동안 새로 출시된 ETF 상품의 수는 2020년 18개에 불과했지만 2021년 65개, 2022년 133개, 2023년 146개로 크게 늘었다. 이렇듯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신상품 개수를 늘리고 수수료를 낮추는 등 점유율 경쟁이 한창이다. 수수료를 낮추고 점유율을 높이는 일명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의 수수료를 기존 0.05%에서 5분의 1수준인 0.0099%로 낮췄다. 뒤를 이어 한화자산운용도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 수수료를 0.04%에서 0.017%로 낮췄고, 미래에셋자산운용 CD 1년물 금리 ETF 수수료를 0.05%에서 0.0098%로 인하해 업계 최저 수수료를 갱신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역시 ETF 시장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 당국은 현재 커버드콜 상품명, 계열사 몰아주기 등 ETF 시장의 다양한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진 만큼 시장의 건전성을 면밀히 검토해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안에 커버드콜 ETF 상품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기존 커버드콜 상품명에 포함된됐던 목표 분배율이 투자자 입장에서 확정 수익률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커버드콜은 기초주식 매수에 콜옵션 매도 전략을 사용해 횡보하는 장세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커버드콜 ETF들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월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운용사들은 커버드콜 ETF 상품명으로 추종하는 기초지수와 목표 분배율을 사용해왔다. 예를 들어 'TIGER 미국 S&P500+10%프리미엄초단기옵션 ETF'의 경우 미국의 S&P500 지수를 추종하면서 옵션을 초단기로 매도하는 전략을 통해 10%의 분배율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열사의 ETF 자금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실태 점검에 나섰다. 은행, 증권사 등 ETF 판매사들이 계열사인 운용사 ETF 상품에 자금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지금은 첨예한 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대형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ETF 출시에 따른 수수료 뿐만 아니라 상장된 ETF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데에도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상품은 늘고 보수는 줄어들고 있어 중소형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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