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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칼 겨눈 금감원·한발 뺀 MBK···고려아연 '부메랑' 맞을라

산업 중공업·방산

칼 겨눈 금감원·한발 뺀 MBK···고려아연 '부메랑' 맞을라

등록 2024.10.10 16:1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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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가격 경쟁 포기 선언···"더 이상 공개매수가 인상 없다"유리한 고지 점한 MBK···최윤범 회장에 '승자의 저주' 책임론 떠넘기나고려아연,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금융당국·여론에 이사진 압박 클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초강수 풀베팅' 쩐의 전쟁으로 흘러가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영풍과 손을 잡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더 이상의 가격 경쟁을 포기하면서 이제 관심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치열한 물밑 수싸움 끝에 공은 최 회장에게 넘어오면서 추가 공개매수가 인상을 두고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 달 새 주가 40% 폭등···MBK "더 이상 가격 인상 없다" 선언


MBK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금융당국이 과열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칼을 겨누자 공개매수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다.

MBK는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주와 임직원, 지역사회 및 대한민국 구성원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측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고려아연·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시한 고려아연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적당히 높은 가격"이라며 "현재 가격 이상의 경쟁은 두 회사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77만~78만원 수준이다. 지난달 13일 MBK·영풍 연합이 주당 66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최초 공시하기 전 공개매수 전 주당 50만원 선이었으나 가격경쟁이 과열되면서 한 달 새 40%가량 폭등했다.

그러자 금융당국까지 칼날을 겨누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둘러싼 시장교란 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약 열흘 만에 정식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과열된 경영권 분쟁에 칼 빼든 금융당국···소액주주 피해 우려


MBK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지만, 이는 치열한 물밑 수싸움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가격이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MBK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과열된 가격 경쟁 양상 속에서 '승자의 저주' 비난 여론이 들끓자 공을 최윤범 회장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과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 상태다. MBK의 공개매수가 오는 14일 종료되기 때문에 그 전에 결정을 내려 투자자들이 상대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도록 유인해야 한다.

문제는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끝난 후다. 어느 쪽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더라도 고려아연이나 영풍정밀의 주가는 이른 시일 내로 공개매수 전인 50만원대로 폭락할 위험성이 크다. 이 경우 공개매수 기간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최윤범 회장 '책임론' 독박···추가 인상 부담 커지나


최 회장이 또 한 번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회사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을 쏟아붓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경고가 나온 이유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자칫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논란 속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부담 시그널은 나온 바 있다. 앞선 자사주 매입 의결한 이사회에 현대차 인사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가 매입 배임 논란 속 찬성표를 던지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이사진이 압박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회삿돈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게 되면 부채 비율 증가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이자 부담과 유동성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자사주 매입을 위해 투입한다고 알린 자기 자금 1조5000억원 중 1조원은 차입금이라고 정정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차입금으로 부담해야 할 이자만 약 18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개매수가를 올릴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목표 수량대로 취득해 소각할 경우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37%에서 86%로 상승하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도 1.6배로 높아져 현재 설정된 신용등급 하향 요인을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무차입 상태의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가격이 상향되는 경우에는 자금 부담이 더해질 수 있어 공개매수 진행 과정과 자기주식 매입 규모, 재무안정성 변화 수준에 대해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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