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TSMC·SK하닉 '훨훨'···삼성은 뒷걸음매출·영업이익 1위 밀려나···돌파구 찾기 분주"AI 열풍 타는 기업들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최근 블룸버그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미국 인텔 등의 실적을 거론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때 거품론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AI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미국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143.7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액면 분할 이후 엔비디아 주가(종가 기준)가 140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은 3조5250억달러까지 늘어 세계 1위 애플(3조5950억달러)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저장장치)를 파운드리하는 TSMC는 올해 3분기 236억달러(약 3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AI 반도체의 매출 비중은 51%로 처음으로 스마트폰(34%)을 넘었다.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업계에선 2018년 3분기(6조4720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 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7조원으로 추정되며 컨센서스(6조700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향 8단 HBM3E 및 서버용 D램 공급 비중 확대로 인해 D램 ASP(평균판매가격)는 전 분기 대비 29%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과 달리 AI 반도체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8만78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10월에 5만원대로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3개월 사이 시총은 176조원 이상 증발했다. 외국인들이 이날까지 역대 최장인 30거래일 연속 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실적에선 TSMC와 SK하이닉스에 추월당할 위기다.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매출은 29조원으로 추정된다. TSMC보다 3조3000억원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TSMC와 6조원 이상 벌어졌던 매출을 올해 2분기에는 1000억원 앞섰으나 1개 분기 만에 역전당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올해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18조3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SK하이닉스는 22조9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서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을 필두로 DDR5, LPDDR5, 기업용 솔리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HBM 기술력은 SK하이닉스와 1년 정도 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1c D램(6세대 10나노급 D램)을 공급해 HBM4에서 승부를 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의 경우 선행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나 생산성을 빨리 안정화해야 AI 반도체 시장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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