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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세계 정용진 '인사 칼' 빼 들까···인재 기용 방향성 엿 볼 기회

유통·바이오 채널

신세계 정용진 '인사 칼' 빼 들까···인재 기용 방향성 엿 볼 기회

등록 2024.10.23 14:57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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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이달 말 유력···변화 폭 크지 않을 전망정유경 총괄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 주목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취임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용진 체제'의 인재 기용 방향성을 이번 인사로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전기 임원 인사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인 이달 말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다소 이른 정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이마트 대표 겸 SSG닷컴 대표와 신세계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대거 교체됐다. 올해도 9월에 발표할 것이라는 인사설이 있었지만 지연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변화 폭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미 지난해 전체 CEO의 40% 이상을 교체한 데다, 정 회장이 수시 인사를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정기 인사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판 갈아엎으며 체면 구긴 회장님



지난해 신세계 그룹의 임원 인사엔 그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실권을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이명희 총괄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괄회장이 정용진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전권을 주고 경영을 맡겨왔지만,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적자 전환, G마켓과 SSG닷컴의 시너지 부재 등 침체가 이어지면서 정 회장의 수족이 잘렸다.

25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 대표가 옷을 벗었다. '정용진의 남자' 강희석 이마트, SSG닷컴 대표도 포함됐다. 신세계맨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포함되며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가 동시에 교체된 첫 사례가 됐다. 강 대표는 당시 이마트와 SSG닷컴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었고, 핵심 계열사를 모두 쥐며 정 회장의 오른팔로 여겨졌기 때문에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사실상 정 회장의 실패를 인정하는 인사였다.

수족이 잘렸지만 정 회장은 이 총괄회장이 짠 판에서 다시 한번 성과를 낼 기회를 얻었다. 인사 5개월 후인 올해 3월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2006년 부회장 승진 후 18년 만이다.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신세계 내부의 위기의식이 높아졌고, 이는 동시에 정 회장에게 기회이자 과제가 돼서 돌아왔다.

힘 빠진 정기인사



올해는 대표이사급의 변화 폭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미 정 회장이 취임 직후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상은 승진 직후인 지난 4월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6월에는 SSG닷컴 대표와 G마켓 대표 교체를 결정했다. 대표이사의 경우 통상 2년의 임기를 채우는 만큼 불과 1년 만에 핵심 계열사 대표를 또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 이마트는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3분기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SSG닷컴은 최대 숙제였던 투자금 상환 문제도 해결했다. 사실상 교체 대상 물망에 오를 인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수시 인사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시기가 정해진 정기 인사에 억지로 대규모 인사를 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까지 맡으며 통합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이고,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도 신세계L&B 대표를,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그룹의 경영전략실장이란 막중한 임무까지 맡고 있다. 이 중 송 대표와 이 대표에 대해 교체 또는 겸직을 떼고 한 사업에 집중하는 인사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정용진 '인사 칼' 빼 들까···인재 기용 방향성 엿 볼 기회 기사의 사진

조직개편 그리고 인력감축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조직 개편을 통해 20~30% 규모의 임원 감축을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인사 체계 개편을 통한 쇄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 정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 중심의 컨트럴타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성과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이미 신세계 그룹은 인사에 앞서 부실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무디킹코리아'의 내년 10월 철수를 결정했고, '제주소주'도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인력 구조조정도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SSG닷컴과 G마켓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또 다른 관심···정유경 총괄사장 승진할까



정유경 총괄사장의 부회장직 승진 여부도 큰 관심사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으로 승진했으나, 정 총괄사장의 승진은 없었다. 정 회장이 부회장에 선임된 지 18년 만에 명실상부한 그룹 총수로서 지위를 부여받았지만, 정 사장의 신상에는 변동이 없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정용진 회장이 혁신적인 사업을 시도한다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해 왔다.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성공과 실패를 다양하게 경험해 온 정 회장과 달리, 정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에 집중하며 매출 성장 및 고급화에 성공하며 성과를 보여왔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연속 매출이 성장했다. 코로나 여파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선방한 것. 이 여세를 몰아 지방 신세계점 리뉴얼 등을 통해 백화점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리틀 이명희'라고 불리며 정 사장이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고 능력을 어느 정도 입증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인사 관련해 현재 일정이나 규모 방향 등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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