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논란 지속···높은 임대료에 적자액 ↑인천공항, 이례적으로 임대료 산정 방식 재공지"이전 완료 시 정상 요금 부과" 해명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당시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면세업계 매출은 약 25조 원으로 세계 1위를 자랑했지만, 2023년 13.8조 원을 기록하며 절반 규모로 축소됐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면세점 이용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 늘었지만, 매출 신장은 고작 8.7%에 그쳤다. 면세업계 큰손인 중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소비가 둔화되고 고환율 기조도 유지되면서 뚜렷한 돌파구도 찾기 어려운 처지다. 이에 더해 인천공항 면세구역의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한 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의 경우 영업손실 387억 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어 신세계DF(이하 신세계면세점)가 -162억, 현대점이 -82억, 롯데면세점이 -460억 원으로 대기업 면세점 4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공사는 지난 10일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구역 내 동선상에 위치한 면세사업권 매장에 한해 아시아나항공 이전 전일까지 임대료 산정방식을 '여객당 연동'이 아닌 '영업료 방식'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DF1, 2, 8, 9, 12 등 5개 구역에 위치한 12개 업체(신라, 신세계, 경복궁, 시티플러스 등)가 '매출연동형' 임대료를 납부, 사실상 감면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현대면세점은 해당 구역에서 벗어난 구역에 위치한 탓에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일부 면세점만 수혜를 보게 되자 현대면세점 측은 "인천공항공사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공사의 이례적인 임대료 인하 조치에 전문가들은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2018년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산정 방식 변경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권을 운영하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여파로 큰 피해를 입어 공사와 5차례 협의를 진행했고, 과도한 임대료 사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수를 뒀으나 재협상에 실패했다. 결국 롯데 측은 위약금 1879억 원을 공사에 지급하고 매장 일부를 조기 반납한 바 있다.
공사는 이번에도 4기 면세사업자 제안요청서(RFP)에 '제안자는 향후 터미널별 이용객 비중 및 구성 등이 변화하더라도 객당임대료 등은 변동되지 않음을 각별히 유념하여야 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제2터미널 4단계 확장운영과 항공사 재배치 계획을 언급하며 임대료 변경은 없다고 고지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를 번복하면서 일부 면세점만 감면 혜택을 보게 됐고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사의 이례적인 결정으로 인해 높은 입찰가로 좋은 목에 입찰권을 따낸 신라면세점(8987원)·신세계면세점(9020) 등은 감면 혜택을 보는 반면, 1109원이라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사업장을 연 현대면세점은 감면 혜택에서 제외됐다. 식음료 판매점, 편의점, 은행 등 기타 상업시설 역시 감면 혜택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던 중국 CDFG가 최대 금액을 써내 인천공항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신라와 신세계가 예상외로 높은 배팅을 해서 의외라는 반응이 있었다"며 "작년 입찰 시점에도 면세업계 회복수요가 불투명했던 만큼 보수적으로 (입찰에) 접근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결국 높은 금액을 써내 사업권을 얻어낸 신라와 신세계가 감면 혜택을 보게 됐다"라고 밝혔다.
여러 논란에 휩싸이자 인천국제공항은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에는 4단계 확장구역 면세매장의 경우 각 매장의 영업개시일(정상임대료 부과시점)을 공사가 별도 제시하도록 하며, 임시매장 운영 시 영업료 부과 및 미운영 정규매장의 면적을 반영해 객당임대료를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시돼 있다"며 "항공사 재배치 지연으로 여객 이전이 없어 기존 상업시설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해 확장부 매장의 추가오픈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므로 영업개시일을 '아시아나항공 이전 완료 시'로 지정하되 여객동선 상 최소한의 편의를 위해 운영이 필요한 매장은 사업자 협의를 통해 조기 운영개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객편의를 위해 조기 운영 개시하는 매장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이전 완료 전까지 임시매장 성격으로 영업료 방식 부과 후 아시아나항공 이전 완료 시 정상임대료 적용한다"며 "이는 입찰 시 면세사업자가 제시한 객당임대료를 조정한 것이 아니라 제안요청서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일시적인 기간 동안 운영하는 일부 임시매장에 대한 영업료 부과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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