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는 고심 끝에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를 우선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는 20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 관세 정책이 확실해지는 내달 금통위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복안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도 동결의 이유로 작용했다. 현재 양국 금리 차이는 1.50%포인트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뛴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 양국 금리차가 벌어지면, 자금유출과 환율 추가 상승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만큼 금통위도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위원들은 인프레이션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8일 공개된 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거의 모든 참석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며 "참석 위원들은 통화 정책 완화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가까워졌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결정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앞서 두 차례 연속 인하한 기준금리 시장 반영 상황을 지켜볼 필요성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위축된 수출 경기와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장의 예상을 뒤집고 10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의 동결 결정은 연속적 금리인하에 대한 파급 효과를 모니터링 하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앞서 채권 전문가 60%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는 14일 '2025년 2월 채권시장지표' 설문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투협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더 많았으나, 경기침체 우려로 내수 부양을 위한 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40%는 0.25%p(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답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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