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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톡신 경쟁 뛰어드는 제약사, 국내 넘어 해외서 붙는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톡신 경쟁 뛰어드는 제약사, 국내 넘어 해외서 붙는다

등록 2025.02.13 15:15

수정 2025.02.13 17:02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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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웰빙, 이니바이오 인수로 참전2026년 중국 시장 진출 예고도대웅·휴온스 등은 연내 중국 진출 목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녹십자그룹이 이니바이오를 인수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진출한다. 과열된 국내 시장 경쟁을 피하고, 약 16조 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세계 3위 시장인 중국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톡신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자리를 잡은 다른 전통 제약사들도 연달아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 국산 톡신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그룹의 영양·미용 주사제 사업 계열사인 녹십자웰빙은 보툴리눔 톡신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취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녹십자웰빙은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영양주사제 사업 중심의 메디컬 솔루션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국내 1위 태반주사제인 '라이넥'을 앞세워 태반주사제 시장점유율 77%를 달성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하이난성 보아오 러청 시범구에서 라이넥의 신속 승인을 받아 중국 시장으로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이니바이오는 특허받은 순도 100%의 제품 생산 기술력과 FDA(미국식품의약국)·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이 가능한 GMP 생산시설을 보유한 보툴리눔 톡신 전문 기업이다. 경기도 부천에 단일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그룹이 톡신 사업 진출을 위해 이니바이오를 인수한 이유는, 해당 회사가 균주 출처 논란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니바이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이니보'는 스웨덴의 미생물 분양 기관인 CCUG(Culture Collection University of Gothenburg)에서 균주를 도입해 균주 출처가 명확하다. 반면, 국내 톡신 기업 대부분은 균주 출처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톡신 상위 3사인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은 서로 균주 출처와 관련된 긴 소송전을 벌여왔다.

이니바이오의 다수 해외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니바이오는 전 세계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빠르게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완료한 후, 상반기 신약승인신청(NDA)을 준비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연내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을 획득해 올해 말 첫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니바이오는 2023년 국내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국내 시장의 과열을 판단하여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니바이오를 인수한 녹십자웰빙도 당분간 해외 시장 중심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웰빙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타깃 시장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3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중국 진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기준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4개에 불과해, 란저우바이오의 '헝리', 앨러간의 '보톡스', 입센의 '디스포트', 휴젤의 '레티보' 등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었다. 지난해 들어서야 멀츠 에스테틱스의 '제오민'과 '닥시파이'가 추가로 승인되며 정식 허가 제품은 6개로 늘었다.

이니바이오는 2021년 북경위주오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총 3억7000만 달러(약 4600억원) 규모로 중국 내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임상은 2023년 12월부터 494명을 대상으로 3상에 착수했으며, 현재 임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

2026년 상용화가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GC녹십자그룹은 지난 2021년 중국에 진출한 휴젤을 제외하고, 다른 제약사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의 레티보는 현재 후속 주자의 예상 출시 시점이 연기되며 국산 톡신 제품 중 유일하게 중국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휴온스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도입한 중국 아이메이커 테크놀로지(IMEIK TECHNOLOGY)는 지난해 휴온스의 '휴톡스' 상업화 시기를 2024년 12월 31일에서 2025년 12월 31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실질적으로 내년 초가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가 될 예정이다.

아이메이커 측은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검토 및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검토 기간이 다소 소요돼 사업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도 중국 진출 시기를 지난해 1분기에서 올해 1분기로 미뤘다.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1분기보다는 늦은 하반기 즈음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 DS증권 연구원은 "기대됐던 나보타 중국 승인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지만, 2025년 내 승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올해 하반기 나보타의 중국 승인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 중국 허가와 출시 시점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종근당바이오는 2022년 중국 큐티아 테라퓨틱스와 마일스톤 금액 700만 달러(약 8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CU-20101'에 대한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경쟁사의 보툴리눔 톡신을 보면, 통상 임상 3상이 약 1년 6개월, 허가 심사 기간이 약 1년에서 1년 6개월 걸려, 임상 순항 시 상업화 시점은 이르면 2027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CU-20101의 임상 3상은 환자 554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거쳐 내년 3월 1차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1차 결과에 따라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해 LG화학과 맺었던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스'의 중국 독점 판매권 계약을 종료했다. 아직 현지 중국 파트너사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중국 NMPA에 '메디톡신' 등록 신청을 자진 철회한 메디톡스는 지난해 중국 '해남 스터우' 투자유한 회사와 차세대 톡신 '뉴럭스'의 중국 수출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해남 스터우는 뉴메코가 개발한 뉴럭스의 중국 내 임상 3상 시험과 허가 절차를 전담하고, 상업화 시 10년간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 뉴럭스의 중국 출시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11억 달러(한화 약 16조761억원)이며, 이 중 중국 시장 규모는 6억6000만 달러(한화 약 9560억원) 수준이다. 중국 톡신 시장은 2030년까지 14억4300만 달러(한화 약 2조90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화동의약, 차이나메디칼시스템, 하이하이바이오텍과 미국 파렉셀 등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국내 기업이 상업화에 성공하더라도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분석된다. 임상 단계에 있는 보툴리눔 톡신 기업만 10여 개사에 달한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생각보다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라면서 "현지 중국 기업과 협력하거나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진입 장벽을 극복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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