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원가율·판관비 상승짐펜트라 올해 매출 1조원 목표도 불투명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498억원, 2491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와 견줬을 때 매출은 174.39%, 영업이익은 1128.8% 확대된 규모다. 셀트리온은 2023년 4분기 매출 3826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 대로 나온다면 셀트리온은 분기 매출 첫 1조원 달성과 함께 영업이익도 호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한 2023년 4분기 이후 지난해 ▲1분기 154억원 ▲2분기 725억원 ▲3분기 2077억원 등으로 영업이익을 늘렸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목표 주가 역시 연달아 하향하는 추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하회를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23만원으로 하향했고, NH투자증권도 같은 예상을 내놓으며 25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내렸다.
증권가의 컨센서스 하회 예측과 관련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회사 측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공통적으로 꼽는 셀트리온의 실적 기대치 하회 원인은 원가율과 판매관리비 상승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원가율이 높은 테바(TEVA)의 편두통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수주했다. 해당 공급물량이 약 968억원 수준으로 4분기에 몰리며 원가율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제3공장 제조 인력 채용으로 인해 인건비가 상승하고, 신약 짐펜트라 출시에 따른 광고선전비가 확대되며 판관비는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명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원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CMO 매출과 3공장 제조인력 선채용 등으로 매출원가율(3분기 47.3%, 4분기 추정 46.3%)은 계획보다 개선되지 못했고,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2024년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5406억원으로 컨센서스 달성시에도 전년(6515억원) 대비 17.02% 줄어들 전망이다.
4분기 컨센서스 하회 예측에는 짐펜트라의 다소 아쉬운 미국 처방 추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짐펜트라 매출액 2500억원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짐펜트라가 출시 초기부터 매출 확대 기반을 확보한 점을 강조하며 올해 목표매출인 25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서 회장은 당초 짐펜트라 출시 첫 해 5000억원, 3년 차엔 3조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이를 하향한 셈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짐펜트라 실제 매출이 200억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이 직접 미국에서 현지 병원을 순회하는 등 영업 활동을 벌였음에도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짐펜트라 매출액이 각각 22억원, 64억원에 그치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짐펜트라 매출액은 269억원(기존 추정치 523억원)으로 아쉬운 실적이 예상되나, 이미 블룸버그에서 짐펜트라의 지난해 4분기 처방 추이가 확인되면서 짐펜트라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낮아졌기 때문에 짐펜트라 매출로 인한 실적 쇼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짐펜트라 출시 초기부터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실제 미국 처방 추이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해 셀트리온 주가는 부진하다"고 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는 289억원으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미국 내 직접 판매를 위해서는 보험 등재뿐만 아니라 도매상, 의사, 환자 등 다양한 판매 채널 확대가 필요하다. 영업망과 마케팅 전략 구축에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당초 올해까지 미국 내 환자 처방률을 10% 이상 달성해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띄우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뚜렷한 매출 목표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내부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대와 영업이익률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짐펜트라 매출 목표의 경우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아 구체적인 금액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3월 짐펜트라를 미국에 출시한 이후 PBM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으며, 그 결과 3대 PBM을 포함해 미국 보험 시장의 90%에 달하는 커버리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시 첫 해 빠르게 이룬 성과로 이를 기반으로 올해 짐펜트라의 매출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라며 "지난해부터 병원 밀착 영업 및 미국 전역에서 짐펜트라의 온라인 및 TV 광고가 송출되고 있어 환자들의 관심도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짐펜트라의 처방률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매출원가율 상승은 합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수율 개선과 생산 내재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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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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