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대금 70% '대출'고려아연 매입도 75%가 차입금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및 삼부토건'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 인수에 7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마련했고, 70%에 달하는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 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금 상환 부담을 안게 된 홈플러스는 경영 실적 악화까지 맞물리며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MBK는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해왔다. MBK가 인수한 이후인 2016년부터 2023년(회계연도 기준)까지 홈플러스는 유형자산과 매각예정자산, 투자부동산 등을 정리해 총 4조113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고려아연도 MBK에 인수된 이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MBK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고려아연 지분 취득에 투입한 자금 1조6000억원 중 75% 수준인 1조2000억원 가량을 NH투자증권에서 최소 고정금리 5.7%를 적용해 대출 받았다.
이 때문에 업계는 거액의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으로 전가될 경우 재무건전성과 사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칫 전략 광물 공급망 악화와 중장기 실적 저하, 국가핵심 기술 해외 유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해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고려아연의 장기적 투자 일부를 축소하거나 특정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MBK의 차입매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달 13~14일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69%가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려아연 인수를 위한 차입금 상환 만기가 오는 6월로 다가오며 차환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홈플러스 사태로 MBK가 금융권 신뢰를 잃은 만큼 차환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차입매수 방식의 한계와 부작용이 뚜렷하게 드러났는데도 MBK는 차입매수를 고집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MBK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저하된 만큼 금융권 차입금 차환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펀드 운용 또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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