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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행동주의 펀드,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으로 승부봐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행동주의 펀드,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으로 승부봐야

등록 2025.04.02 16:54

백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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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총 시즌, 거세진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글로벌은 장기전···국내는 '5년 회수' 단기 전략자칫하면 '단타장' 낙인···증시 신뢰도 흔들릴 우려

reporter
"5년 안에 엑시트를 목표로 하는 국내 투자자들을 행동주의 펀드라 부르지만, 실상은 단기 수익에 초점을 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경제 전문가에게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에 대한 의견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3월은 기업들에게 정신없는 시기다. 정기 주주총회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흐름이 하나 있었다. 바로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최근 코웨이 주총을 앞두고 일부 주주들과 손잡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시도했다.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역시 KT&G를 대상으로 3년째 의결권을 행사하며 주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 또는 이들의 연대가 낸 주주제안 건수는 2023년 33건에서 2024년 7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주 권리의식이 높아졌고 이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흐름이 확산 중인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기업 경영에 개입해 변화를 유도하고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자처한다. 문제는 최근 사례에서 그 본래 의미가 퇴색된 듯한 행보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성부펀드라 불리는 KCGI다. KCGI는 지난 2023년 초 DB하이텍 지분을 매입한 뒤 9개월 만에 지주사인 DB아이앤씨에 주식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했다. 이후 DB하이텍의 주가는 3만원대로 주저앉았고 단기 차익을 노린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코웨이에 당기순이익의 90% 수준 배당을 요구하며 무리한 주주환원 압박을 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웨이 측은 해당 요구가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기업 가치 제고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행동주의 펀드는 평균 7~8년의 긴 운용 기간을 가진다. 반면 국내 펀드는 자금 회수까지 평균 5년 안팎으로 짧다. 이로 인해 기업은 단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라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비용 절감, 단기 매출 증가, 사업부 매각, 물적분할, 무리한 배당 요구 등으로 이어진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흐름이 국내 증시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눈에 한국 시장이 '단타장'으로 비칠 수 있다. 자금 유입이 끊기고 시장 유동성이 마르면 결국 국내 기업의 본질적 가치까지 훼손될 위험이 있다.

행동주의 펀드가 본래 지향점인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주주의 권리는 단기 수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업과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책임이자 역할이다. 진정한 행동주의는 단기 차익이 아닌, 기업의 미래에 귀 기울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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