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3조 투입되는 항공 엔진 국산화···핵심축 될까가스터빈과 유사한 항공 엔진···신사업 출범 後 개발 '한창'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항공 엔진 국산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항공 엔진 개발을, 대한항공은 항공기 체계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양사는 최대 1만5000lbf(파운드 포스)급 중대형 무인기용 엔진 개발과 100~1000lbf급 소형 무인기용 엔진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MOU를 체결하면서 항공 엔진 개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산화 시급한 항공 엔진···2039년까지 3.4조 투입
항공 엔진은 전투기, 무인기 등 군용 항공기의 핵심부품이지만 현재 한국은 대부분의 항공 엔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형 전투기 KF-21에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F414 엔진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수출 확대와 운용 비용 축소 및 독자적인 무기체계 개발을 위해 항공 엔진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 기술 의존 시 수출 통제나 부품 조달 리스크에 취약할 뿐 아니라 무기 수출과 개발에 제한이 걸려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중국의 세력다툼 등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첨단 부품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술 주권 확보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항공 엔진 국산화를 위해 2030년대 초까지 1만lbf급 무인기용 엔진과 1만5000lbf급 항공 엔진 기술 확보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연구소가 주관하는 1만lbf급 무인기용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해 엔진 레이아웃 설계와 구성품 해석, 터빈 블레이드 등 핵심부품 제작 및 후가공 등을 맡을 예정이다.
두산에너빌, 가스터빈 기술로 항공 엔진까지 사업 확장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무인기용 항공 엔진 개발 로드맵의 핵심적인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항공기 엔진 사업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가하며 항공 엔진 개발의 닻을 올렸다.
항공 엔진은 압축기-연소기-터빈으로 구성돼있어 가스터빈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와 대한항공이 공동 개발하는 무인기용 항공 엔진은 유인기용보다 작고 가볍지만 장시간 비행과 고온 환경을 견디기 위한 높은 기술 집약도가 요구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3년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다섯 번째로 개발을 완료했다.
가스터빈은 발전 효율과 온도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H급 가스터빈으로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2023년 실증 완료 후 2024년부터 H급 가스터빈 판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확대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매출은 지난해 6000억원에서 2029년까지 약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고 수주액은 27년부터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의 핵심 기술인 발전용 가스터빈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무인기용 항공 엔진 개발 사업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가스터빈 특유의 높은 추력과 뛰어난 반응성으로 장거리 임무에 최적화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항공 엔진과 유사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 항공 엔진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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