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 ADC 수주로 시장 진출 가속셀트리온, 20만 리터 공장 구축 계획삼성바이오, 제2바이오캠퍼스로 '초격차' 추구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된 자금은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총 4조6000억원을 투자해 3개의 생산 공장을 포함한 첨단 바이오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공장은 12만 리터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며, 1공장은 지난해 7월 착공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에 위치한 기존 공장(4만 리터 규모)과 송도 캠퍼스를 연계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앞서 2022년 12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있는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CDMO 사업에 진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 내 ADC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해 지난달 완료했는데, 최근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고객사 추가 확보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ADC 원스톱 서비스(One-stop Service) 제공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약 1억달러(약 1432억원)가 투자된 이 ADC 생산시설은 cGMP 시설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1000리터(L)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통합된 생산 및 정제 라인을 갖췄으며, 자체적인 품질 관리(QC) 시험과 특성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항체 전처리 과정부터 자동화된 원료 무균충전까지 싱글유즈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번 수주 계약을 시작으로 고품질의 ADC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항체뿐 아니라 ADC를 포함한 위탁생산기업으로의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ADC 모달리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 기회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CDMO 업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가동을 시작한 5공장을 시작으로 2032년까지 3개 공장을 더 추가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공장 가동으로 총생산 능력은 78만 4000리터로 늘었고, 제2바이오캠퍼스 완공 시 총생산 능력은 132만 4000리터가 된다,
6공장 준공은 2027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5공장과 같은 18만 리터 규모로, 세계 1위 수준 생산 역량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ADC 전용 생산시설이 올 1분기 가동을 시작했고, 최근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미국의 바이오 진단 기업 C2N 다이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에 투자하는 등 유망 바이오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 뉴저지, 보스턴에 이어 일본 도쿄에도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하며 아시아 지역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선 누적 수주액 2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유럽 소재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2조747억원) CMO 계약을 한 데 이어 지난 28일 미국 소재 제약사와 7373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형 수주 계약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DO 사업 역시 기존 파트너와의 협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신규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CDO 사업과 CMO 사업 간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글로벌 빅 파마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의 CDO 수주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CDMO 사업 진출을 선언한 셀트리온은 10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2월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했다. 국내에 최대 20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며, 내년 10만 리터 규모의 CMO(위탁생산) 공장을 착공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설비 구축 및 CDO(위탁개발) 서비스 개시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의 자체 투자금을 투입하고, 이후 해외 특성화 연구소 및 차세대 모달리티 설비 증설을 위해 최대 1조500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전통제약사 등 CDMO 사업 확대
전통제약사 역시 자회사를 통한 CDMO 사업 확장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을 통해 원료의약품(API) CDMO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화성공장 HB동 Bay 2 증설공사의 성공적인 준공을 통해 총 생산능력 99만 5000 리터 규모를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증설을 통해 안산공장에 이어 화성공장에서도 임상용 소량 생산부터 상업 규모 생산까지 고객 맞춤형 CDMO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완비하게 됐다. 2023년 11월 HB동 Bay 1 준공에 이어 두 번째 증설을 완료하며 유한화학의 생산 역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평가다.
유한화학 매출은 지난 2022년 1459억원에서 지난해 212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유한양행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체결한 1077억원 규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 건의 원료를 유한화학에서 전량 공급하기로 하며 올해도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영래 유한화학 대표는 "HB동의 완공은 단순한 생산능력의 확대를 넘어, 유한화학이 세계 유수의 CDMO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품질과 기술, 친환경 생산 역량을 강화해 고객과 사회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종근당은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CDMO 사업 확대에 나섰다. 경보제약은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공장에서 7개의 API 생산동을 운영하며, 전임상부터 임상 1·2·3상 및 시제품 생산까지 신약 공동 개발 사업과 CDMO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ADC 생산을 위한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생산시설(GMP) 구축을 위해 약 855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는데, 오는 2027년부터 ADC 원료와 완제품을 생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바이넥스와 ADC CDM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ADC용 항체와 링커, 페이로드의 개발부터 ADC 임상시료 생산까지 일괄 제공하는 'ADC CDMO 서비스 패키지'를 공동 구축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경보제약은 ADC 제조를 담당한다.
이외에 이엔셀은 최근 CDMO 사업부 부서장에 셀트리온과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신 염건선 이사를 영입했다. 이엔셀은 매출액과 점유율 기준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분야 1위 기업으로 국내외 기업에서 수주를 받아 왔는데, 글로벌 CDMO 경험이 있는 염건선 이사의 합류로 글로벌 신규 수주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 CGT 분야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치료제 공동 개발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산·학·연·병 체계로의 확장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원천 기술 연구부터 R&D와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CGT 분야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DMO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48억달러(약 35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13%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ADC와 CGT 분야에 R&D 투자가 집중되며 관련 CDMO 사업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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