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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도 기업 외화대출 길 좁아진다

금융 은행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도 기업 외화대출 길 좁아진다

등록 2025.05.09 14:25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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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성 속 은행권 외화대출 보수적 운영

장마감한 4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장마감한 4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1500원대을 바라보며 고공행진 하던 원·달러환율이 1400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외화대출'에도 변화가 있을 거란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시중은행은 환율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들어 외화대출은 보수적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기업들이 글로벌 거래에 필요한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국내 외화대출 잔액(원화 환산)은 140조8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152조8311억원과 비교하면 11조9269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주요 은행들의 외화대출 잔액이 빠르게 감소한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달러환율 상승세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외화대출을 상환하고 나선 것이다. 통상 환율이 고점에 있다고 판단하면 하락 시기를 기다리지만 최근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환율 변동성이 높아 대출금을 갚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기업이 외화대출을 받으면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상환금액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업이 100만 달러를 대출 받는다면 환율이 1200원일 경우 12억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환율이 100원 상승해 1300원이 되면 갚아야 할 금액이 13억원으로 1억원 늘어난다. 이자도 마찬가지로 환율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은행들 또한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 외화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해왔다.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증가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올해가 지주회사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원년으로 꼽히는 만큼 외화대출이 늘면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미국 상호관세 발표와 탄핵 심판 선고가 늦춰지며 원·달러환율이 1470원 안팎으로 급등했다. 지난달 9일에는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며 1484.1원에 도달해 금융위기 당시 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과 무역갈등 완화 기대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7일에는 1379.7원까지 내렸다. 원달러환율은 현재 1400원 안팎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원·달러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한동안 변동성을 지켜보며 외화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달러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변동성이 커 다시 달러 반등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환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 무리하게 외화대출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달러환율이 고점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커 한동안 추가 환율 상승 등에 대비해 리스크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의 외화 대출 축소가 장기화할 경우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글로벌 거래를 늘리려는 기업들이 정작 외화대출 길이 막혀 거래에 필요한 외화 조달 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단기 유동성을 높게 유지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외화대출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은행들은 높은 외화 LCR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상당해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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