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공급 없다면 단기적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 영향""젊은 층에겐 기회···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장기 임대주택과 큰 차이 없어···실수요자 많지 않을 것"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경제 분야 유튜버들과 가진 대담에서 지분형 모기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없는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면서 "억지로 하다 부작용이 많이 생겼다. 충분한 주거를 공급해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분형 모기지는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시범사업과 관련해 운을 띄우며 관심이 집중됐다. 이는 개인이 주택을 살 때 주택금융공사가 투자자로 참여해 개인과 지분을 나눠 집값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개인과 정부가 각각 6대 4의 비율로 부담을 하고 개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을 경우 약 1억8000만원의 현금으로 10억짜리 집 구매가 가능해진다.
단 개인은 주택금융공사의 투자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임대료를 내야 하며 이는 시중금리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집을 처분하게 될 때 시세차익은 개인과 주택금융공사가 나눠 갖지만 손실은 주택금융공사가 모두 부담해 집값 하락 시 개인의 부담을 덜어준다.
정부는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양준석 카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 목적으로는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무주택자인 젊은 층에게는 내 집 마련 기회인 만큼 확실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정부에서 지분을 투자하는 만큼 대출에 대한 위험성이 떨어지고 월세 보다는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수도권에서 시범사업과 동시에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젊은 층의 수요가 몰려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국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면 수도권에서는 집값 상승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단 중장기적으로보면 10년 뒤부터는 세대수가 줄어드는데 그때 지분형 모기지가 부동산 가격 연착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특유의 '내 집 마련' 욕구로 인해 실수요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허 교수는 "집값이 오르는 국면에서 지분형 모기지는 매력이 떨어진다"면서 "특히 수도권은 부동산이 투자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집값만 자극하고 수요는 없는 미스매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분형 모기지는 집값 하락을 정부가 감당하는 만큼 스스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게 정부가 모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부동산 안정화에 힘써야 하는 정부 정책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이 장기로 집을 빌려 쓰는 문화가 아닌 만큼 사실상 지분형 모기지는 장기 임대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결론적으로 소유권을 갖는 내 집이 아닌 만큼 높은 수요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시장의 비판을 충분히 감안해 하반기 시범사업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6월 3일 이후에 시범사업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제 생각엔 이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 존재한다"면서 "시범사업이라는 것이 시장의 상황을 테스트해보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다음 정부가 들어오면 의견을 조율해 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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