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 상장사 휴온스-비상장사 휴온스랩 합병 추진휴온스랩 수익가치, 자산가치 대비 29배 뻥튀기 의혹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 반발···금융당국 예의주시
휴온스그룹 상장사 휴온스가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기로 한 가운데 그 셈법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회사는 약가 인하와 신약 파이프라인 부재 속에서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함이란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일가의 3세 승계 신호탄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복 상장' 피하려 합병 카드?···승계 위한 기업가치 이전 의혹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는 지난 18일 오후 6시 9분께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랩의 흡수합병 결정을 공시했다.
휴온스는 "미래 성장 동력을 견인할 신약 파이프라인의 부족과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하방 압력 심화라는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바이오의약품 풀 밸류 체인(Full Value Chain) 구축 및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합병 목적을 밝혔다.
휴온스와 휴온스랩 주식 합병 비율은 1:0.4256893이며, 휴온스는 오는 7월경 합병 승인 결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합병기일은 8월 18일이다.
휴온스랩은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당초 그룹은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중복상장 논란과 주주 반발에 가로막히자 휴온스와의 합병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미래가치를 사업회사인 휴온스로 이전시키는 형태인 데다, 이면엔 경영 승계를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휴온스랩이 현 위치에서 상장에 성공한다면 지주사의 가치는 크게 뛸 수밖에 없다. 다만 윤성태 회장 일가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마냥 호재는 아니다. 휴온스랩이 휴온스글로벌 지배 아래 있는 상태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윤성태 회장 장남 윤인상 부사장으로의 지분 승계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이는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에 기인한다. 3월말 기준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는 윤성태 회장(지분율 42.76%)이며, 2대 주주는 2022년 7월 지주사 이사회에 윤인상 부사장(4.62%)이다. 또 윤 회장의 아내 김경아 사장이 3.39%, 차남 윤연상 본부장과 삼남 윤희상 씨가 각 3.01%와 2.72%를, 계열회사 휴노랩이 0.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구조에서 윤 회장이 지분을 윤 부사장 등 자녀에게 넘긴다면 1000억원 이상의 세금이 발생한다.
이에 윤 회장은 지난해 경영 복귀한 이후 계열사 흡수합병을 단행하며 그룹 지배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1969년생으로 아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나이도 아니지만, 그룹 내 윤연상 부사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윤 부사장의 경우 2024년 7월 상무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미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이 공시되면서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11일부터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지속 하락했고, 지난 8일 6만48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장중 3만4500원까지 떨어졌다.
휴온스랩, '16년 치 현금흐름' 당겨와 미래가치에 29배 적용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또 다른 논쟁은 '1대 0.4256893'이란 합병비율에서 출발한다. 법인 가치는 ▲휴온스 4081억원 ▲휴온스랩 1290억원인데, 비상장사인 휴온스랩이 상장사 휴온스의 절반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사실 휴온스랩의 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자산은 82억원, 자본금은 40억원에 불과하며, 매출 8381만원에 당기순손실이 102억원에 이르는 적자기업이다. 반면 휴온스는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 1105억원, 영업이익 12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 등 수익을 내고는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본질가치법을 적용, 휴온스랩의 주당 자산가치는 808원으로 책정된 반면 미래추정 수익을 바탕으로 한 수익가치는 2만3628원으로 산정됐다. 현재 자산 상태보다 미래 성장 가치를 약 29배 높게 평가한 것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SC제형 변경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고 글로벌 빅파마들도 정맥주사(IV)제형을 SC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적극적"이라며 "하지만 플랫폼 가치 인정은 실제 상업화나 기술이전 성과 등을 좀 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사기업인 알테오젠과 비교했다면 휴온스랩의 SC제형 기술에 대한 정확한 시장 가치를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게 일각의 시선이다.
하지만 이촌회계법인은 외부평가기관 평가의견서 중 알테오젠이 휴온스랩이 유사기업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면서도 유사회사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3개사 미만이라며 상대가치를 산정하지 않았다. 휴온스랩 경영진이 준 자료에만 기초해 몸값을 도출한 셈이다.
수익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미래 현금흐름 추정과 관련해서도 특이사항이 포착됐다. 이촌회계법인은 휴온스랩에 2026년 1월부터 2041년 12월까지 16년치를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일반 제조업 등에서는 통상 5년가량의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나, 휴온스랩엔 3배가량 긴 기간이 적용됐다.
또 2030년부터는 계약이 가시화된 2개사와의 라이선스 아웃(L/O)을 통해 연간 1000억~2000억 원의 영업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이는 비만치료제와 약물확산제 매출을 확정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임상 단계(1~3상) 성공률 가중치(69.3%)를 곱한 것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바이오 시장 판도나 경쟁사 출현 리스크 등을 완벽히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이촌회계법인은 "휴온스랩이 제시한 2026년부터 2041년까지 16개년에 해당하는 추정재무제표 및 휴온스랩의 경영자가 제공한 재무정보와 담당자 면담 등을 기초로 적정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시 자료에 대한 증빙 확인 및 외부 조회 등 제시된 자료의 진위 및 적정성 확인을 위한 충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여기에 제시된 자료에 변동 사항이 발생하거나 제시된 자료가 사실과 다를 경우 그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그 차이가 중요할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휴온스랩이 스스로 매겼던 주식 가치와 비교해도 이번 합병가액은 지나치게 높다. 2024년 7월 휴온스의 유상증자 주당 단가는 6224원이다. 같은 해 10월엔 이보다 낮은 5384원이 제시됐다. 지난 5월 1일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가액은 1만1240원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이촌회계법인은 "회계법인은 과거 평가 시점에는 현재 시점의 구체적인 가정사항 정보를 입수할 수 없었으므로 가치 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소액주주·금융당국 관건···합병 무산돼도 대주주는 '1석2조'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랩 지분의 대가로 휴온스 신주를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휴온스글로벌의 휴온스 지분율은 기존 40.8%에서 48% 수준으로 증가한다. 대주주 일가는 추가 자금 투입 없이 핵심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 높이는 것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합병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휴온스글로벌 일부 주주들은 국회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온라인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서 휴온스글로벌 지분 약 12%를 확보한 상태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7월1일부터 15일까지 반대 의사를 통지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최종 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합병 시 비상장사의 가치를 부풀리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게다가 정부와 금융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지배주주만을 위한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약탈적 합병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이 2024년 두산그룹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 결국 두산그룹은 합병을 철회했다.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오너 일가엔 잃을 것이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휴온스글로벌의 주가가 하락하면 오너 3세에게 지분을 이전하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도 기존 주주들의 저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합병과 관련해 "최대주주 등 지배구조 관련 경영권 변동은 없다"며 "합병 결정에 앞서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검토 절차를 거쳤고 거래 목적의 정당성과 거래 조건의 공정성, 거래 절차의 적정성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합병은 휴온스가 바이오 역량을 확충해 R&D 전문성을 강화하고 휴온스랩 파이프라인 상업화까지의 안정적인 연구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획득,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안에 대비해 경쟁력도 갖출 것이란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 구조 및 수익성을 개선해 기업 내실을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기대 한다"며 "합병에 이르기까지 합병승인 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매수권 청구기간을 갖는 등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예정이며 합병일정 관련 공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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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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