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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 회장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불가피했던 일”

현재현 동양 회장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불가피했던 일”

등록 2013.10.04 08:24

수정 2013.10.04 09:14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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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사진=동양그룹 제공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사진=동양그룹 제공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처음으로 대외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 회장은 3일 오후 동양그룹 출입기자들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특히 홍보실 등 대외업무 관련 부서 직원들과의 상의 없이 현 회장이 직접 메일을 보냈다.

현 회장은 “투자자와 고객, 그룹 임직원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며 엎드려 사죄한다”며 “유동성 위기 사태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해봤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회장인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를 판매했던 동양증권 직원들은 회사의 금융상품을 파는 소임을 다 했을 뿐이며 모든 임직원들의 의사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 일가가 동양그룹 경영권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전했다. 현 회장은 “지금 본인의 과제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어떻게 해야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이 상황에서 경영권 유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생각과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저희 가족은 마지막 남은 생활비 통장까지 꺼내 동양그룹의 CP를 사 모았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며 “추가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원에 결정을 맡기게 됐고 그 순간부터 가족의 경영권은 자동적으로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과정 특히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호소했다.

현 회장은 “9월 30일 저녁 6시가 넘어 현금 5억원을 빌려서 부도를 막을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며 “법정관리는 또 다른 형태의 투자자들과 회사의 임직원 수백여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부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또 “법정관리 신청이 동양을 믿고 투자한 수많은 투자자들과 동양 임직원, 저희를 믿고 지난 60년을 거래해온 수많은 협력사 가족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었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법정관리 신청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어 “법정관리 신청 과정이 너무나 긴박한 순간이었기에 아무런 대비가 없었다”며 “지금의 상황에 또 한 번 너무나 아쉬움이 남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일련의 사태를 막기 위해 자신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다는 점도 피력했다. 현 회장은 “모든 자산을 담보로 CP 차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비관적으로 바뀌었고 신용 보강 협상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원을 거부한 ‘손아랫동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짧게 언급했다. 현 회장은 “금융권은 물론 친지와 협력사들에게 신용 보강 지원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융권과 꾸준히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전했다. 현 회장은 “법원이 회사와 투자자들을 위해 금융권과의 이해관계를 현명하게 조정해주리라 믿는다”며 “법정관리 하에서도 금융권과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CP 전체 차환 규모는 우량자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CP 전체의 차환이 은행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본인과 동양그룹이 마지막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변함없이 해결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현 회장은 “유동성 위기 사태와 관련해 본인의 역할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시기가 되면 그때 본인에 대한 경영책임을 물어주길 바란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사태의 긍정적 수습을 위해 모든 기관과 언론이 동양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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