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분양시장 바로미터 '둔촌주공' 기대 이하 성적정부 대대적인 규제완화에도...시장분위기 '싸늘'설 이후 분양 일정 추진하던 건설사들 다시 장고"입지·분양가에 따라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 심화"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둔촌주공 정당계약(최초 청약 당첨자가 실제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을 진행한 결과, 계약률이 70% 정도로 추정된다. 일반분양 4768가구 가운데 1400여가구 가량이 계약하지 않은 것이다.
둔촌주공이 올 초 분양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한 1·3대책의 수혜 단지임을 감안하면 계약률 70%는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정부는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역의 규제지역을 풀고 모든 분양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허용, 전매제한 기간 단축 및 실거주 의무 폐지 등 부동산시장 연착륙 방안을 대거 쏟아낸 바 있다.
문제는 이번 둔촌 주공 계약 성적으로 다른 분양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둔촌주공 계약률은 건설사들의 올해 분양 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조합은 지난해 12월 분양을 연기한 데 이어 최근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이란 후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이밖에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등 강북 주요 재개발 단지들도 분양일정을 잇달아 연기했다.
이달 또는 내달께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힌 더샵아르테(인천 미추홀구), 수원성중흥S클래스(수원 팔달구), 힐스테이트평택화양(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금오더퍼스트(의정부 금오동), 복대자이더스카이(청주 흥덕구) 등도 정확한 분양 시점과 분양가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입지에 서울에서 모처럼 공급된 대단지 둔촌주공의 계약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예정된 분양 일정을 어떻게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며 "분양일정을 미루거나 연기가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다양한 금융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분양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수요자들의 구미가 당길만한 분양가 조정이나 다른 금융 혜택 등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분양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분양가이기 때문이다.
둔촌주공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의 경우 지난 10∼12일 진행한 계약에서 일반분양 219채가 계약을 마쳐 '완판'에 성공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둔촌주공보다 4억원가량 낮아 선호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앞으로 입지나 분양 가격에 따라 청양 흥행여부가 판가름 나고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대출금리까지 높다보니 실수요자들이 계약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입지 가격에 따라 극심한 청약 양극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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