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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벼랑 끝' 저축은행···당국 압박에도 더딘 PF 정상화

금융 저축은행 NW리포트

'벼랑 끝' 저축은행···당국 압박에도 더딘 PF 정상화

등록 2024.11.05 13:4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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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부실 PF 비중 높지만 정리 속도는 '최하위'수도권 집중된 PF 경·공매···당국은 적기시정조치 검토위험도 높은 브릿지론 주력···내년까지 추가 손실 지속

'벼랑 끝' 저축은행···당국 압박에도 더딘 PF 정상화 기사의 사진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리스크로 벼랑 끝에 내몰린 저축은행업계가 부실 사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경·공매가 진행되고 있지만 타 업권 대비 속도가 더디고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은 자본 건전성이 떨어지는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지 못한 일부 저축은행 CEO를 불러들여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권의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2조1000억원 가운데 매각이 끝난 사업장은 1800억원(8%) 수준이다.

전체 경·공매 대상 부동산 PF 사업장은 12조원, 이 가운데 매각 완료 사업장은 1조9000억원(15.8%) 규모다. 저축은행의 매각 비율은 10%를 밑돌고 있지만 증권은 13.5%, 새마을금고는 26%나 정리한 상태다.

최근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경·공매 대상 사업장을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부실 정리를 시작했다. 해당 사업장들의 매각 가격은 대출 원금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은 부실 사업장에 75%의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어 장부가를 웃도는 금액에 정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경·공매가 서울 등 수도권 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보다 부실이 큰 지방 사업장의 구조조정이 늦어지면서 저축은행을 둘러싼 우려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벼랑 끝' 저축은행···당국 압박에도 더딘 PF 정상화 기사의 사진

서울 사업장 매각 집중···연말 갈수록 손실 확대 우려


이에 대해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축은행업계가 본격적인 경·공매에 나섰다고 보기 어렵다"며 "낙찰된 사업장은 서울 서초동 등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이고,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장은 아직 매각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1차 사업성 평가대상(33조7000억원) 중 유의·부실 우려 익스포져는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216조5000억원)의 9.7%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4조5000억원)은 증권(3조2000억원), 여전(2조4000억원), 보험(5000억원) 은행(4000억원) 등 타 업권을 크게 앞선다. 저축은행의 부실 PF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데도 정리 속도는 가장 뒤처진다는 얘기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열위한 자본력과 부동산 PF 대출 관련 규제로 인해 양질의 대규모 사업 접근이 제한적인 것은 저축은행의 근본적인 한계"라며 "소규모 사업장 특성상 공사비 증액 리스크에 보다 크게 노출되며, 준공 위험 측면에서는 여타 제2금융업권 대비 시공 순위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시공사가 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시공사 부실화로 인한 사업 차질 가능성도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실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가능성에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언급했다.

저축은행 적기시정조치 계획은 미정···자산 건전성 제고 관건


다만 금융당국의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가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 태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후속 조치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일시 악화된 일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등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경영개선계획의 타당성 등을 검토해 적시 시정조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추가 손실 인식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2금융권 업권 대비 PF 사업장의 '유의 및 부실 우려' 비중이 높고, 하반기부터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의 매각 손실이 본격화돼서다.

저축은행업계의 대손비용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됐던 PF 사업장 가운데 일부가 부진한 분양률 등을 이유로 '부실 우려'로 재평가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일부 저축은행의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의 건전성을 어떻게 제고하느냐가 경영정상화의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비중은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의 50~60% 수준으로 20~30%대인 증권·캐피탈보다 높다.

"부동산 PF의 리스크는 과거 금융위기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저축은행의 부실을 적기에 해소하지 않으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대처방안도 축소될 수 있다"며 "부실 PF 정리를 미룰 경우 저축은행 구조조정(PF 부실률 57%)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축은행업계가 정상화를 위한 추가 비용과 매각 손실을 비교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경기 순환적 특성을 감안한 중장기 비즈니스 모델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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