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비자금 조성의혹 파고 넘고 '건설명가' 옛 명성 찾을까
현재 현대건설을 이끄는 키맨(Key Man)은 통합 이후 1인 경영체제로 첫발을 내디딘 정수현 사장이다.
정 사장은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출신으로 30년 이상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그는 행정보다는 현장을 중시하는 CEO다. 지난해 이어 올해 경영 키워드가 ‘엔지니어링 기반의 글로벌 건설 리더’라는 것을 보면 그의 현장 중심의 경영방침을 알 수 있다.
정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미래성장 사업기반 확보,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와 함께 효율적인 조직 슬림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핵심상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개발사업본부 인력 상당수를 국내외 영업본부로 재배치하면서 포석을 다졌다. 그동안 사업영역이 중동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동서남 아시아, 아프리카, CIS, 남미 등 신흥시장을 발굴해 다변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의 해외사업 다변화는 사내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시키는 등 인재 육성을 통해 잘 나타난다. 신입사원과의 첫 정식 만남에서는 “남미를 가야 하니 스페인어를 배워라”라고 강조한 것은 단편적인 사례다.
정 사장은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지난해 60%에서 올해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성과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2012년 매출은 해외 플랜트, 국내외 전력 및 계열회사 매출 증가로 3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도(11조9202억원)와 비교해 11.8%p 상승한 13조3248억원을 달성했다. 2012년 영업이익도 7604억원으로 전년도(7356억원)와 비교해 3.4%p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 달성이라는 외형적 성공 이면에 또다른 모습이 내재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맏형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에 피인수된 이후 원가관리에 비중을 높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회사 내부에서 건설업과 자동차산업은 성격이 다른데도 자동차산업에 기반을 둔 원가 관리를 현대건설에 요구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30여년의 건설쟁이인 정수현 사장에게는 난처한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4대강 정비의 비리의혹 혐의를 풀어내는 것도 정수현 사장의 몫이다. 현재 정 사장은 시민단체로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고발을 당한 상태다.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 건설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며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현대건설 CEO로서 넘어야할 파고다.
정 사장은 주변에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온화한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인물이다. 사내 조직을 화합시키는 데는 누구보다 적임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 사장은 1952년생으로 일에 매달리면 끝까지 일을 관철하는 돌파력과 결단력이 강하다. 특히 강력한 사업 추진력은 그만의 스타일이다.
정 사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민간사업본부 이사, 건축사업본부 전무, 김포도시개발사업단 전무, 건축사업본부장 부사장, 현대엠코 사장을 거쳤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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