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불과 한 달의 시간 동안 이 같은 의미는 상당부분 퇴색했다. 청와대의 새로운 주인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새 정부 업무의 제반사항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야의 극한 대치로 50일을 넘겨서야 가까스로 처리됐다. 내각에 선임된 후보자들 상당수는 갖가지 결격 사유를 노출하며 사퇴 혹은 낙마를 면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역대 정권들은 임기 초 기대감으로 인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겐 그마저도 없다. 싸늘한 여론, 반발하는 야권, 내심 불만인 여당 등 즉시적이고도 잠재적인 불안요소들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아직 100%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여전히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워 보인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4·24 재보궐 선거도 부담이 크다.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인 만큼 정권의 시험대가 될 것이 자명하다. 여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순항할 추진 동력을 얻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임기 첫 해부터 국정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출범 후 한 달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는 경제상황과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인해 국가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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