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委 출범 1주일 만에 그룹 임원인사 단행...경영 정상화 시동
횡령배임 혐의로 김 회장이 지난해 8월 법정 구속된 이후 한화그룹은 정체상태였다. 게다가 김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병상 경영’도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이에 한화는 그룹 경영기획실장인 최금암 부사장을 중심으로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체제로 경영 공백을 가까스로 메워왔다. 그 사이 한화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와 그룹인사 등 굵직한 현안들은 처리하지 못해왔다.
김 회장의 항소심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선고받아 ‘경영 공백 장기화’가 현실화 되면서 한화는 불가피하게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김 회장의 복귀를 가정한 ‘관리 체제’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집행 체제’로 전환 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대응책 마련을 비롯해 신사업 발굴, 신규 투자 방안 등 주요 현안 처리가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이제는 김 회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소심에서 김 회장이 3년 실형을 선고받자 “더 이상 주요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경영위원회는 발족(지난 24일) 일주일 만인 30일 139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한화는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의 현직 대표이사 중 7명의 직위를 높여 자율·독립성을 강화했다. 한화 관계자는 “내실을 다지고, 차세대 신 성장동력의 지속적 추진, 글로벌 시장 개척 등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대표이사의 승진 폭을 작년보다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대표이사들의 승진 폭 확대다. ‘오너 부재’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그룹은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 중 7명을 승진시켰다”며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경영활동에 임하라는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까지 그룹 차원에서 필요한 의사결정 중 주요 사안에 대해 회장을 대신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만큼 올해 투자 규모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비상경영위는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부문별 위원으로 금융은 김 부회장이 겸직하고, 제조는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서비스는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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