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월 경상수지가 39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내면서 15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을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29일 ‘2013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엔저 효과는 상품수지에 시차를 갖고 발생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우리 수출이 엔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또 “우리 경제가 현재 불황을 겪고 있는 게 맞고 흑자를 낸 것도 맞지만 불황형 흑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불황형 흑자를 경험한 때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두 번 정도 있었다”며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품의 가격상승이 수요 감소로 이어져 수입물량이 크게 줄어들었을 때 불황형 흑자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3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통관기준으로 지난달 수출은 46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고, 수입은 438억2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0.3% 감소했다.
수입 감소폭(0.3%)이 미미하기 때문에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었지만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이 훨씬 많이 감소해 결과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불황형 흑자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게 김 국장의 설명이다.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전월의 41억6000만 달러에서 35억9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에 5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김 국장은 이에 대해 “4월 경상수지가 3월에 비해 약 10억 달러 정도 감소하고 상품수지도 줄었지만 엔저 영향이라고 볼 만한 수치는 아니다”면서 “엔저는 여행수지나 서비스수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한은이 공개한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서비스수지 흑자규모가 전달에 보인 9억1000만 달러에서 14억5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5억4000만 달러 확대됐다. 우리 경제에 엔저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이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김 국장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과거와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상품경쟁력과 비가격경쟁력으로 나눌 경우 비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엔저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많이 두고 있는 등 현지화를 이뤄 과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12월 결산법인의 대외배당 지급 증가로 적자규모가 전월의 2억2000만 달러에서 10억900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김 국장은 “본원소득수지 적자폭 확대는 3월에 비해 4월 들어 외국인투자에 대한 배당 비율이 특히 많이 늘어나는 등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ikpar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