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제의 배경은···美-中회담? 朴전략 성공?

북한이 남북 간 회담과 이를 위한 당국 실무접촉을 연달아 제안했다. 뜻밖에 북한이 보인 갑작스럽고 신속한 움직임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일 남북 당국회담을 전격 제의했고 이에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오는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역제안했다. 그러자 북한은 이를 위한 실무접촉을 9일 개성에서 열자고 다시금 제의했다.

이처럼 북한이 전에 없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여론은 분분한 상태다.

현재까지는 북한이 7일과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화해무드를 보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악화될 대로 악화된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개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올초부터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낙인이 찍힌 북한은 대화 의지를 선제적으로 내비치면서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자 한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화 여지는 열어놓되 지속적으로 강한 압박을 가하는 박 대통령의 기조가 결국 북한의 대화 제의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도 “잘못된 길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해 왔다.

경제적인 곤란함이 북한의 입을 열게 했다는 시각도 있다. 올들어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협조가 없을 경우 이 같은 조치들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경제특구로 꼽히는 개성공단은 이미 가동이 중단됐고, 다른 경제특구의 경우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