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우리사주 장롱주식 전락···직원들 ‘쓴맛’

비상장 건설사의 증시 상장이 불황 장기화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회사 주식을 보유한 직원들이 쓴 맛을 보고 있다. 수천만원씩 들여 사놓은 우리사주가 장롱 주식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 때 상장을 추진한 비상장 건설사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 닥친 불황 여파로 5년째 상장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08∼2009년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뒤 시장이 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상장을 추진할 당시 공모가가 10만∼12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공모 예측가가 8만∼9만원대로 나오면서 상장을 포기했다.

상장 철회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2008년 주당 9만원에 우리사주를 사들인 직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경기와 시장상황을 지켜보고는 있으나 당분간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2006년 우리사주 50여 만주를 주당 6만원에 1인당 1000만원 이상 매입했다.

2008년께 상장이 구체화되면서 장밋빛 미래가 약속되는 듯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와 건설업계가 직격탄을 맞자 상장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 됐다.

SK건설은 상장 준비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나 경기침체 등으로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증시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역시 2007∼2008년께 검토했던 상장 계획을 경기 악화로 포기한 이후 현재까지 잠정 보류 상태다.

비상장 건설사들이 상장을 미루는 것은 건설업 경기와 증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해봐야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려워 굳이 상장할 필요는 없어서다.

실제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상장 건설사 주가는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GS건설 주가는 작년 말 5만원대에서 현재 3만원대로 떨어졌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주가도 약세를 보이면서 현재 각각 6만원대, 5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상장 건설주 중에서 주가가 가장 높은 대림산업도 9만원대다.


성동규 기자 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