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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글로벌 경제 살아날까

[포커스]하반기 글로벌 경제 살아날까

등록 2013.07.23 09:10

수정 2013.07.24 08:33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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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예상치 다를 경우 韓 하반기 경제전망도 오류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 상회시 물가 0.2%P↑·성장률 0.2%P↓”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201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경제가 주요 선진국의 금융완화 유지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3.2%로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3.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를 전제로 올해 우리경제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인 2.6%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2.8%로 수정하고 내년에는 4.0% 성장을 보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미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측에서 반 토막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연 2% 내외에서 1%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정부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Sequester) 제도의 시행에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한은의 경제전망이 전제부터 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신흥국 경기둔화 장기화 조짐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7.6%에서 2011년 6.2%로, 다시 지난해에는 4.9%로 해마다 둔화되고 있다. 올해 추정치는 당초 5.3%에서 이달 중으로 5.0%로 0.3%포인트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신흥국 경기둔화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 투자 등이 급격히 위축된 데 주로 기인하며, 나라별로는 중국 등 브릭스(BRICs)의 경기둔화가 주도적이다”고 발표했다.

선진국 수요 위축으로 신흥국 수출 둔화가 지난 2011년 이후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 기여도가 축소되고 신흥국 전체 경상수지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2000년대 수출과 함께 성장을 견인한 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 증가와 정책적인 통제 등으로 빠른 속도로 둔화되면서 성장을 제한하고 있고, 신흥국 경제의 60%에 이르는 민간소비도 지난 2010년 이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은의 모순된 경제전망
글로벌 경제상황이 이런데도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사상 최대치인 530억 달러로 예상하면서 종전의 330억 달러 흑자 전망치를 무려 200억 달러나 늘려 잡았다.

여기에는 세계교역 신장률이 올해 4.0%에 달하고 내년에도 5.8% 신장할 것이라는 전제가 반영돼있다.

하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당초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경우 우리경제에 대한 전망도 빗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은이 예측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3.2%는 지난 4월 전망(3.3%) 때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은 수치이며, 세계교역 신장률 4.0%도 기존 전망(4.2%)에서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 전망 이후 석 달 만에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낮추면서 오히려 우리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높이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전망 때 반영되지 않은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집행의 효과를 반영했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7%로 4월 전망(2.3%)보다 0.6%포인트 낮아진 점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면 성장률은 오른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생각이다.

◇ 국제유가 예측도 문제있어
문제는 한은이 올해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107달러에서 103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면서 내년에는 연 평균 유가(油價)가 배럴당 99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제하고 경제전망을 내놨다는 점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 같은 근거를 토대로 산출한 경제전망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유가를 배럴당 99달러를 전제로 한은이 경제전망을 내놨는데,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을 때에는 물가는 0.2%포인트 오르는 반면에 성장률은 0.2%포인트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물가도 오르게 된다. 물가가 오르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줄어든 소비만큼 산업생산도 줄어 결국에는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도 “국제유가는 비OECD국가의 수요증대에도 생산호조와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 변화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지난 4월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2.3%를 이달 들어 0.6%포인트나 낮춘 1.7%로 정정하면서 오차가 크다는 지적을 받자 이를 시인했다. 그는 “한은의 물가 산정방식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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