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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상품권 환불규정, 대기업 낙전수입만 키운다”

“모바일 상품권 환불규정, 대기업 낙전수입만 키운다”

등록 2013.07.30 15:15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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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 사는 정 모씨는 지난 1월 직장 동료에게 1만3500원짜리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을 선물했다. 두 달 뒤 정 씨에게는 ‘기프티콘이 사용되지 않아 유효기간을 넘겼다’는 문자메시지가 왔고 정 씨는 환불을 받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정책상 소유권은 수신자에게 있어 환불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상품권 구입 시 이런 내용을 전혀 몰랐던 정 씨가 이의를 제기하자 업체 측은 예외조항이라며 환불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수신자 동의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팩스로 접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미 구입 관련 정보가 업체 전산망에 있음에도 개인정보 서류를 요구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던 정씨는 결국 환불을 포기했다.

컨슈머리서치가 공개한 모바일 상품권의 환불 규정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다.

컨슈머리서치는 30일 카카오톡 등으로 주고받는 모바일 상품권의 환불 규정이 있으나 절차와 서류 문턱이 높아 대기업 통신사들의 쏠쏠한 낙전수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만원 안팎의 소액 상품권을 환불받는데 요금청구서 사본과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등 개인정보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심지어 상대방의 환불 동의서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하고도 한 달여를 기다려야 90%를 환불받는 상황이어서 소비자들 스스로 환불을 포기토록 하는 제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컨슈머리서치는 설명했다.

컨슈머리서치는 이런 복잡한 환불 규정의 원인 중 하나로 업체마다 다른 환불주체를 꼽았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프티콘(SK플래닛), 기프티쇼(KT엠하우스), 기프트유(LG유플러스), 기프팅(윈큐브마케팅)등 4개 모바일 상품권 모두 환불 주체와 절차가 제각각이었다.

컨슈머리서치는 30일 카카오톡 등으로 주고받는 모바일 상품권의 환불 규정이 있으나 절차와 서류 문턱이 높아 대기업 통신사들의 쏠쏠한 낙전수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컨슈머리서치 제공)컨슈머리서치는 30일 카카오톡 등으로 주고받는 모바일 상품권의 환불 규정이 있으나 절차와 서류 문턱이 높아 대기업 통신사들의 쏠쏠한 낙전수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컨슈머리서치 제공)



기프티콘은 환불 주체가 수신자인 반면 기프티쇼와 기프트유는 발신자, 기프팅은 수·발신자 모두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환불 주체가 제각각이다보니 소비자들이 각 회사의 규정을 개별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컨슈머리서치는 꼬집었다. 또 발신자에게 환불 권리가 있는 기프티쇼와 기프트유는 상대방이 상품권을 사용했는지조차 알 수 없어 돈을 날리기 일쑤라고 강조했다.

액수에 비해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운 환불절차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상품권은 사용기간이 60~90일로 아주 짧은데도 불구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을 환불받으려면 민감한 개인정보가 모두 망라돼 있는 서류들을 팩스나 이메일로 제출해야한다.

또 환불권리가 수신자에게 있는 기프티콘의 경우 발신자에게 환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수신자의 자필 사인이 기재돼 있는 수신자 동의서를 요구해 지적을 받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서류를 구비해 보내도 환불은 쉽게 되지 않아 현금 환불은 빠르면 2주, 길게는 1달 가까이 소요된다.

또 인스턴트 커피를 살 수 있는 2000원짜리 상품권을 환급 받으려면 신청 후 한 달 뒤에 10%공제 금액만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짧은 유효기간도 소비자들의 피해를 양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품 상품권의 경우 유효기간이 60일에 불과하고 1회 사용기간 연장이 가능하다해도 120일에 불과했다.

일반 종이상품권의 유효기간이 일반 상사 채권과 같은 5년이고 이후에도 잔액의 90%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에 비한다면 큰 차이가 있다.

짧은 유효기간으로 인해 상품권 사용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복잡한 규정과 절차 때문에 권리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어서 업체들의 낙전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컨슈머리서치는 폭로했다.

실제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연간 사용하지 않는 모바일 상품권 잔액은 18억원(2009년)→34억 원(2010년)→46억 원(2011년)→39억 원(2012년 상반기)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상품권 발행액 대비 낙전으로 떨어지고 있는 비율이 5.1% 수준임을 감안하면 업체들의 올해 낙전수입은 100억 원을 넘기게 되는데도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책은 뚜렷하지 않다고 컨슈머리서치는 지적했다.

작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모바일 상품권 업체에 대해 사용기간 제한과 금액형 쿠폰의 잔액 반환 금지 등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고 유효기간 1회 연장 등의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환불 주체나 복잡한 절차, 환불지연 등은 여전히 업체 자율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젊은 층 사이에서 간편하고 부담 없는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나 제도와 규정이 미흡해 소비자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며 “환불 주체와 관련해 상품권 구입자가 구입 시 환불 주체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소액인 만큼 모바일을 통한 신원 확인 등으로 환불절차를 반드시 개선해야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부 관계자는 “환불 주체의 모호성 문제는 개선 및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개정해야 할 법이 많고 기술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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