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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망령’ 사로잡힌 정치권 나라 망친다

대선 ‘망령’ 사로잡힌 정치권 나라 망친다

등록 2013.10.22 15:22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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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뒷전 정치적 계산만 가득

지난 8일 정기국회 본회의. 난항 끝에 정기국회가 열렸지만 지난 대선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지난 8일 정기국회 본회의. 난항 끝에 정기국회가 열렸지만 지난 대선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도 10개월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대선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극한 정쟁의 광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목놓아 외쳤던 ‘민생’은 여전히 온 데 간 데 없다.

◇ ‘밀리면 끝장’ 승리 지상주의 빠진 국회 =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인 새누리당은 문민정부 이래 역대 집권세력 중 가장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난 10개월 동안 야당을 좀처럼 정국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온 여권의 ‘책임론’이 깔려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만나 3자회담을 가졌다. 성사되기까지도 상당기간 잡음이 많았던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황 대표는 원론적인 의견만 늘어놓은 끝에 야당과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실제로 10개월 동안 박 대통령은 야당과의 관계에서 ‘통 큰’ 배려를 보인 적이 드물다. 오히려 야당을 코너에 몰아넣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역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넘어 국회 파행을 불사하면서까지 지나친 대여(對與)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결과가 박빙의 표차로 엇갈리면서 집권초기 이 같은 분열과 대립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야권의 공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집요하고 치열했다는 평가다.

대선 기간 동안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진영은 분명 의혹의 빌미를 충분히 제공했다. 국가정보원의 뚜렷한 ‘댓글 작업’ 정황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고, 그 의혹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국정조사는 말끔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의혹만 부풀렸고, 군 사이버사령부도 비슷한 작업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정원 수사팀을 둘러싼 논란은 검찰의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 브레이크 없는 정쟁 속 길 잃은 민생 = 결국 정부부처 실태를 점검하고 민생 챙기기의 기반이 돼야 할 국정감사는 여야의 전장이 돼버렸다. 국감이 열리는 상임위 곳곳에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민주주의 없이는 민생도 없다’는 입장을 못박고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의혹을 모두 해소하기 전에는 박 대통령을 하나의 ‘정권’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마저 엿보인다. 실제로 2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쟁 지양, 민생 우선’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청와대의 침묵 속에 야권의 파상공세에 정면으로 맞서 대립각을 세우는 데 여념이 없다. 야당의 의혹 제기를 무조건 ‘떼쓰기’로만 치부하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대범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당의 사활을 걸고 싸우면서도 기회만 되면 입버릇처럼 ‘민생’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진정으로 민생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쌓여온 현안들은 기약없이 여야의 손길을 기다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좀처럼 전환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국감이 파행으로 얼룩진 채 마무리되면 여야는 예산안을 두고 다시금 힘싸움을 벌여야 한다. 통상적으로 예산안은 해를 넘겨 처리되는 만큼 여야의 대치 구도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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