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개별 중소 수퍼마켓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대신 수퍼마켓협동조합 같은 단체에 상품을 공급하고, 이 단체에서 개별 수퍼마켓으로 상품을 보내주는 간접 상품 공급 방식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유통업체와 중소 수퍼마켓 단체는 14일 유통주간 개막식에서 도매사업에 관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중소 개인 수퍼 사장들이 조직한 단체, 체인사업협동조합은 유통업 도매사업자 단체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체인사업협동조합과 롯데슈퍼는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합의한다.
MOU대로 상품공급업 방식이 바뀔 경우 대기업의 상품공급업 범위는 현재보다 더 넓어질 수 있다.
반면 지난 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철수를 밝힌 ‘변종 SSM’과 기존의 개별 계약에 의한 슈퍼마켓 상품공급은 순차적으로 줄어질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당시 “간판 부착이나 유니폼 지원 등 ‘변종 SSM’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업은 모두 접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히려 협동조합과 같은 단체를 통해 상품을 간접적으로 공급 방식이 대형 유통업체의 상품공급사업을 더욱더 확대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변종 SSM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최대한 피하고 상품공급사업은 지금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이번 MOU를 채결하면 대형 유통업체는 개별 슈퍼마켓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종 SSM’ 논란을 비켜갈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의 도매사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논란도 예상된다.
한 유통업 도매상인은 “이미 대형마트의 상품공급 판로를 모두 본사에서 가져간 상황”이라며 “개별 중대형 슈퍼까지 대기업에서 상품공급을 한다면 영세 도매상인이 설 곳은 없다”고 대기업의 상품공급 사업 확대를 반대했다.
영세 슈퍼 상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상인은 “MOU가 체결되면 대형슈퍼와 약 20%의 가격차가 난다”며 “월 2000만원 이상 발주를 하는 중대형슈퍼에 한해 무료 직배송을 한다면 영세 슈퍼는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마트 업체관계자는 “논란이 된 변종 SSM과는 다른 문제”라며 “유통업체의 경쟁력을 중소 슈퍼마켓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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