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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곳곳서 ‘빨간불’···삼성만 믿었다간

[포커스]한국 경제 곳곳서 ‘빨간불’···삼성만 믿었다간

등록 2013.11.26 07:53

수정 2013.11.26 07:58

민철

  기자

웅진·STX·동양에 이어 주요 기업들 여기저기 ‘SOS'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건실했던 기업들도 ‘휘청’
기업들 ‘빚 갚기도 힘들어’···성장동력 ‘후순위’로 밀려
최고 실적 경신하며 순항 중인 삼성도 ‘안심할 수 없다’
삼성 ‘쏠림현상’-스마트폰 인기 언제까지···‘삼성 착시’ 경고음


한국 경제 곳곳서 ‘빨간불’···삼성만 믿었다간 기사의 사진

대한민국의 경제에 들어온 ‘빨간불’이 곳곳에서 점등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잇따르는 좌초는 가뜩이나 가계부채 등 국가 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업의 줄도산과 금융권 부실을 가속화 시킬 수 있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고 극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이 늘어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사정이 녹록치 않다.

삼성을 제외하곤 웅진, 동양그룹, (주)STX,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부도 및 구조조정에 내몰린 기업들이 급증함에 따라 한국 경제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삼성 착시현상’으로 안이하게 대응하게 될 경우 그나마 군불을 지펴 온 한국 경제 불씨도 꺼질도 모른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는 이유다.

◇‘SOS’ 긴급 타전하는 기업들 = 유동성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SOS를 날리고 있다. 건실해 보였던 기업들도 안간힘을 쓰며 자력으로 버텼지만 결국은 좌초를 앞두고 SOS 긴급타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웅진이 좌초했고, 올 초에는 STX그룹도 침몰했다.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끌어온 윤석금 웅진 회장과 감덕수 STX 회장은 쓸쓸한 퇴장을 해야 했다. 이들의 좌초는 무리한 사업확장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큰 사업에 집중함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웅진 그룹은 지난 2006년 웅진에너지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뿐만 아니라 웅진폴리실니콘을 설립하는 등 자금력에 무리한 확장을 해왔다. STX그룹도 2007년 중국 대련 조선기지 건설과 아커야즈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유동성 위기 신호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특히 웅진의 건설과 태양광, STX의 조선과 해운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들의 사업에 직격탄을 맞아 ‘자금 블랙홀’에 빠져드는 등 그룹의 무너뜨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양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로 작용했지만 동양의 캐시카우였던 시멘트 사업이 경기 불황으로 인한 공급과잉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 건설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고, 뚜렷한 차기 사업이 부재한 상황에서 차입금은 날로 커져, 영업이익으론 이자를 갚기에도 빠듯했다.

결국 동양은 열악한 재무구조로 인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손을 벌리기 어려워지자 회사채와 기업어음(CP)를 발생하면서 화를 키웠다.

웅진과 STX, 동양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유동성 위기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아정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대기업 부채과다기업 중 적자기업이 절반을 넘는 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에 의해 창출된 현금흐름으로 단기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상위 10대 기업이 170% 수준. 반면 나머지 기업은 30% 미만에 그쳐, 언제 유동성 지뢰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부채과다기업들의 차입금 중 절반 이상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기업이 65%에 달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해운 불황이 깊어지면서 국내 최대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해 금호, 동부, 두산, 현대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도 유동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지 오래다. 최근 이들 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알짜배기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지만 안정화 단계까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기업들도 ‘힘들다’···글로벌 경기 침체 수익성 하락 =
내년도 경기 전망도 호전적이지 않은데다 대기업들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 경제를 불안케 한다.

한국 경제 곳곳서 ‘빨간불’···삼성만 믿었다간 기사의 사진


문제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 기업들의 경영기조도 재무건전성 확보에 치우치다 보면 보수적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로인해 내년도 성장 동력 마련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성장 동력 없이 내년도 불투명한 글로벌 경기 환경을 돌파할 수밖에 없는 노릇. 게다가 기업 규제와 사정 바람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현상 유지에 그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공기업`금융회사 제외) 그룹 소속 83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36조3천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조1500억원보다 평균 4.7% 감소했다.

특히 이들 대기업의 매출은 526조8천억원으로 작년 517조900억원보다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4%에서 올해 6.9%로 0.5%포인트(p) 하락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곳은 SK와 LG 두 곳뿐이었다.

먼저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소속 13개 상장사의 매출은 올해 3분기까지 작년보다 10.0%, 영업이익은 2.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올해 10.8%로 0.8%포인트 하락해 수익성은 둔화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14.5%에서 올해 13.8%로 약간 하락했다.

현대차그룹 소속 10개 상장사 역시 지난해보다 매출은 2.2%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9.6%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8.0%에서 7.4%로 0.6%p 떨어졌다.

이 밖에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외형과 내실이 동반 악화했다.

중하위권 기업들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내년도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9개에 달했다. 일부 기업의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를 풀고,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기업규제가 각 기업의 성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 상태로는 내년도 기약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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