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록영화서 장성택 모습 삭제···실각 사실인 듯

북한 조선중앙TV가 제작한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모습이 사라졌다.

조선중앙TV가 7일부터 방영한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 길에서’를 보면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이 삭제된 채 방영됐다.

본래 이 기록영화는 지난 10월 제작돼 9회에 걸쳐 방송된 적이 있으나 이때의 버전에는 장 부위원장의 모습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 재편집된 버전에서는 장 부위원장의 모습이 사라졌다.

과거 방영된 영화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건물 앞에서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귀엣말을 나눌 때 뒤쪽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과 함께 장성택 부위원장이 박수 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재편집 후 방송된 기록영화에서는 장 부위원장의 팔과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등장하고 얼굴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또 장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장 부위원장의 모습이 아예 사라졌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권력 투쟁 과정에서 숙청된 주요 간부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워왔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이후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계모 김성애의 사진을 모든 기록물에서 지웠고 2010년 3월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처형된 박남기 전 조선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의 모습도 기록영화에서 사라졌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