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대 유통 공룡들이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미국의 아마존(Amazon)과 세계 조립가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웨덴의 이케아(IKEA)다.
해외 직구를 애용하던 국내 소비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지만, 국내 해당 업계는 노하우와 인지도 그리고 거대 자본으로 무장된 이들의 진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종합쇼핑몰 아마존=아마존은 세계 최초·최대의 인터넷 서점이자 종합 쇼핑몰이다. 당시 월가의 펀드매니저였던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1994년 7월 ‘아마존 닷컴’을 설립한 뒤, 이듬해 7월부터 인터넷서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7년엔 250만 종 이상의 서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2000년에는 회원 수 2500만명을 넘어섰다. 매출액도 해마다 증가해 2002년엔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올려 같은 해 4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1996년엔 음반, 가전, 의류 등을 판매하는 복합 쇼핑몰로 진화해 유통기업으로의 발전을 꾀했다.
전자책 단말기 ‘킨들’과 태블릿 PC ‘킨들파이어’를 직접 개발해 미국 내에서도 애플의 아이패드를 위협할 만큼 탄탄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기기를 구입하면 전자책, 음원, 영화, TV쇼, 응용소프트웨어(앱)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인지도와 입지를 구축한 아마존이 최근 국내 영업확대에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아마존은 2012년 한국법인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AWS)’를 설립하면서 기업 등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각종 자료와 소프트웨어를 저장할 수 있는 특정한 인터넷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달 초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제너럴매니저(MG)로 선임한데 이어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솔루션 설계와 지역 영업담당, 고객관리 담당 등 각 분야별 직원채용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일단 아마존이 전자책(e북) 쪽에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종합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전자책과 응용소프트웨어(앱) 매장 등 IT서비스와 디지털콘텐츠 사업은 언제든 개시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내에 증가하고 있는 해외직접구매(직구) 족의 수요를 완전히 흡수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BC카드가 글로벌 BC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2월말까지 아마존 무료배송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이용자가 몰리면서 19일 조기종료하기로 했을 정도로 국내 직구족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마존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원클릭 결제방식’으로 국내 직구족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 ‘원클릭 결제방식’은 아마존이 미국에 특허를 낸 결제시스템으로 사용자의 결제 정보를 저장했다가 클릭 한번으로 구매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치열한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의 ‘원클릭 결제방식’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액티브X설치 등 복잡한 카드 결제환경으로 인해 아마존의 원클릭시스템 도입이 불가능하고, 특히 국내 택배의 경우 당일배송 등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아마존이 빠르게 성과를 내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구공룡 이케아=스웨덴 조립가구업체인 이케아는 팬시한 조립가구로 세계 가구시장을 석권한 기업이다.
현재 전세계 40여개국에 345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 55개국 1300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가장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업체에 주문하는 방식으로 경쟁사보다 평균 가격을 30%이상 낮췄다.
또 외곽지역에 출점하면서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고 제품 카탈로그를 무료로 배포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생활용품, 식음료, 레스토랑까지 9500여종의 물품을 대형매장에서 취하고 있다.
‘가구 공룡’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이케아가 최근 국내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는 2011년 12월 진출을 선언, 올해 말 KTX 광명역세권 내 연면적 7만8198㎡에 지하 2층, 지상 2~4층(2개동)의 초대형 가구매장을 열 예정이다.
지난달엔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의 부지 5만1297㎡를 2호점용으로 매입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인근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에 1만3000㎡의 단독매장을 추진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고덕복합단지 일부 지구의 지구계획 변경에 대한 국토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오는 2017년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서남(광명), 서북(고양), 동남(광명)지역에 한 개씩 매장이 들어서는 셈이다.
업계는 이케아가 한국 스타일에 맞춰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케아가 이미 진출 논의 초기부터 롯데그룹 계열 물류회사인 롯데로지틱스와 시공 및 배송서비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눈초리도 제기됐다. 국내 소비자에게 조립 문화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은 조립문화가 강하지만 국내는 조립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또한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대비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은 물론, 품질 면에서도 승부수를 걸지 않으면 국내 고객 확보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직구의 위력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지난해 12월29일) 매출 증가로 입증된 바 있다. 해외쇼핑 대행사인 이베이쇼핑의 지난해 12월 29~30일 매출은 2012년에 비해 70%나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신용카드사 역시 다양한 할인 혜택 등을 내걸고 직구족 잡기에 나섰으며 연말연시 해외 여행객들을 겨냥한 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말 광명1호점 오픈을 앞둔 이케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미 상당수의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대행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있었다.
일산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이케아는 심플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라면서 “한국에 들어오면 가격도 다운될 것으로 보여 한국 매장 오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627@
뉴스웨이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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