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전자는 시스코가 향후 10년간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크로스 라이선스는 기업 간 특허를 공유하는 계약으로 대상이 되는 특허는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이로써 외부의 특허 공격에 대비한 방어 수단의 효과도 가진다.
삼성전자의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은 지난달 27일 구글과 에릭슨에 이어 올 들어서만 세 번째 모바일 관련 특허 협력이다
삼성이 전세계 IT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는 애플 효과라는 분석이다. 애플과의 특허 분쟁으로 오랜 시간 시달려 오면서 특허 위협을 줄이기 위해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특허를 수집해 상품은 만들지 않고 소송에만 매달리는 ‘특허괴물(Patent Troll)’의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스코와 특허 계약으로 9700여건(2013년말 기준)에 이르는 통신 관련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시스코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전세계 스위치와 라우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과의 특허 공유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래스 등 미래 스마트기기 사업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구글이 이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허를 바탕으로 삼성이 어떤 혁신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삼성은 “진정한 혁신은 법정이 아니라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소송은 경쟁사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해왔다.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삼성전자와의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의 특허 경쟁력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이후 미국 특허 등록 숫자에서 IBM에 이어 7년째 2위다. 보유 특허도 10만여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IT기업들도 삼성과의 크로스 라이선스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잇따른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특허 소송도 반대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삼성은 법원 명령에 따라 오늘 19일까지 애플과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합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소송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가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확보한 특허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나친 소송전으로 IT업계가 제대로 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잇따른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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