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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속 썩이는 글로벌 인기 車···사연 들어보니

한국서 속 썩이는 글로벌 인기 車···사연 들어보니

등록 2014.02.24 11:2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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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롤라·시트로엥·크루즈 해외선 승승장구수입차 대중화 시대에 국내에선 흥행 참패높은 상품성에도 낮은 인지도·경쟁력 문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휩쓴 영화나 해외에서 흥행 상종가를 친 영화는 어김없이 우리나라 극장가에도 등장한다. 이런 영화는 대부분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박스 오피스도 상위권을 점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반대된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아카데미상 수상작 ‘블랙 스완’이나 엑스맨 시리즈의 일부인 ‘더 울버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로 이름을 날리지만 한국에서만큼은 맥을 못 추는 명차들의 사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자동차들, 특히 그 메이커를 대표하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한국에서도 잘 팔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도 해외 선진국의 구매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BMW의 주력 차종인 5시리즈는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 중 하나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S클래스, 아우디 A4와 A6, 폭스바겐 골프와 파사트 등의 차들은 국내에서도 견조한 판매 현황을 나타내고 있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도요타의 코롤라와 시트로엥의 DS시리즈, GM 크루즈 등이 대표 사례다. 이들 차는 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판매 현황을 기록하며 글로벌 베스트셀링 카로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 시장 성적은 그야말로 흥행 참패 수준이다.

도요타 코롤라도요타 코롤라

◇‘세계 1등’ 도요타 코롤라, 한국서는 대굴욕 = 도요타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를 꼽으라면 단연 코롤라를 지목할 수 있다. 코롤라는 지난 1966년 1세대 모델(2도어 세단)이 출시된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40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북미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과 달리 한국 시장의 흥행 성적은 암울하다. 코롤라는 지난 2012년 국내 시장에서 24대가 팔리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고작 13대가 판매됐다. 거의 한 달에 한 대꼴로 팔린 셈이다. 그야말로 ‘세계 1등의 굴욕’이다.

롤스로이스와 같은 초고가의 차라면 이 판매량이 이해가 될 법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코롤라는 2000만원대 중반의 차다. 제일 비싼 트림의 가격도 2990만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코롤라가 국내 흥행에서 참패한 것은 다른 경쟁 차종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코롤라의 국내 경쟁 차종은 현대자동차 아반떼로 꼽힌다. 하필이면(?) 국내 준중형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국내 1등’이 경쟁 상대다.

코롤라는 아반떼와 비교할 때 연비와 출력이 모두 떨어진다. 가격에서도 아반떼보다 1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아반떼가 2014년형 모델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현재 판매 중인 코롤라는 2011년형 모델에서 멈춰있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트로엥 DS5시트로엥 DS5

◇낮은 인지도에 가슴 앓는 시트로엥 DS시리즈 = 시트로엥은 푸조와 더불어 프랑스를 상징하는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다.

시트로엥의 핵심 라인업인 ‘DS시리즈’는 ‘여신’이라는 별칭에 맞게 프랑스 특유의 미적 감각이 넘치는 디자인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 안정된 코너링이 돋보이는 차다.

이 차는 지난 1955년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 수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DS시리즈 중 가장 큰 플래그십 모델이자 크로스오버 세단인 DS5는 프랑수아 올랑드 현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용 자동차로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시트로엥의 국내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시트로엥 브랜드는 47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월 평균 30대 수준이 팔리는 셈이다. 2012년 255대보다는 분명 많아졌지만 여전히 수입차 전체 시장 순위에서는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DS시리즈는 많이 팔릴 만한 매력이 충분한 차다. 그러나 판매 부진 현상에 시달리는 이유는 역시나 낮은 인지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푸조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는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국 시장을 떠난 기간이 길었다는 점도 낮은 인지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트로엥은 삼환까뮤가 지난 1990년대 중반 판권을 들여와 판매에 나섰지만 판매 부진의 여파 속에 2002년 한국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2년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GM 쉐보레 크루즈한국GM 쉐보레 크루즈

◇선입견 벽에 막힌 글로벌 명차 크루즈 = 제너럴 모터스(GM)의 준중형 세단 쉐보레 크루즈는 GM이 판매한 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다.

크루즈는 2008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대수가 250만대를 넘어설 만큼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준중형급 자동차 중에서는 출력과 연비 모두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다. 무엇보다 GM의 차는 강성이 뛰어나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크루즈도 국내에서는 해외 시장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팔린 크루즈는 총 1만8681대다. 2012년(2만1544대)에 비하면 13.3%가 줄어든 수치다.

크루즈의 흥행이 저조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일단 경쟁 상대가 너무 강하다. 코롤라와 마찬가지로 크루즈 역시 아반떼, K3 등 내수 인기 순위 톱10을 오르내리는 국산 준중형급 차와 경쟁을 하고 있다.

과거 대우자동차와 GM대우 시절부터 끊이지 않았던 ‘튼튼한 대신 연비가 나쁘다’는 선입견도 크루즈의 판매 흥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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