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NPL 관련 투자액 9151억원···전년比51.9%↑
저축은행업계는 먹거리가 사라져 힘든 시기에 정부의 감축명령까지 더해져 초상집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7일 ‘2014 금융감독원 업무설명회’에서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무수익 자산인 부실채권을 조기에 감축하도록 적극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2013년 12월말 부실채권비율을 기준으로 반기별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설정해 반기별 이행실적을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의 이같은 제재조치에 저축은행들은 시름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오죽하면 NPL까지 손을 대겠는가”라며 “수신기관의 책임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영업 형태라고는 볼 수 없지만 채권 매입이 수익창출의 한 부분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 NPL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여유자금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NPL 관련 투자액은 9151억원으로 전년동월말(6024억원) 대비 51.9%(3127억원) 증가했다.
금융위기 이후 NPL시장규모 확대 영향 및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투자 NPL위주로 투자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형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도 최근 열린 NPL 경매시장에 참여해 1300억원 상당의 우리·하나은행 NPL 채권을 낙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이 NPL 투자 및 대부업체 대출을 늘리는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구조조정 영향 등에 따른 자산운용 활로를 찾지 못해서다.
SBI저축은행은 하나은행이 매각한 742억원 규모 NPL은 경매에서 733억원에 낙찰했다. 원금 대비 99.8%로 NPL 입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NPL은 그동안 평균 80%정도에서 낙찰됐다”며 “원금 대비 약 99%에 NPL을 낙찰한 SBI의 경우는 수익률이 3~4%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PL시장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고 수급마져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금을 투자하려 하지만 수익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NPL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서민금융 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기에 지속적인 규제를 가할 방침”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신용평가시스템 선진화와 중간금리대출(10~20% 초반) , 개인신용대출 공급 등을 통해 여신운용 능력을 강화하고 신규업무(할부금융업, 펀드판매업, 정책자금)취급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박정용 기자 morbidgs@
뉴스웨이 박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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