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적 판단 견제 어렵고 상호 신뢰 깨지면 갈등까지
LG전자는 최근 주총을 통해 1958년 창사이후 처음으로 기존 대표이사인 구본준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경영하게 됐다.
LG상사도 이희범 부회장과 송치호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도 정명철 대표이사를 신규선임해 정몽구 회장과 각자 재표체제를 이뤘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주총에서는 아시아나 항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수천 사장의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 LG화학, SK케미칼 등도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대표이사 각자가 대표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이다.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자율권이 보장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의사결정을 다원화시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사업성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LG상사는 이희범 부회장이 해외 영업을 맡고 송치호 부사장이 내부 안정화를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각자 대표이사 체제라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른 대표이사 의사와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 이에 대한 대표간 견제도 어렵다.
특히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유지되기가 어렵고 방만 경영 가능성이 열려 있다. 대표권 충돌시 혼선을 빚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파벌 형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각자대표의 경우에는 1명의 대표이사가 다른 대표이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회사의 중대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만일 회사의 경영에 무리한 베팅을 하는 대표라면 회사로서는 예기치 않은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상호간의 신뢰가 뒷받침되고 각자의 전문성이 높게 발현된다면 각자대표체제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좋다”면서도 “독단적인 결정을 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신중을 기하기 위해 공동대표 체제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자 대표체제와는 달리 공동대표 체제는 이사회의 결의로 여러 명의 대표이사가 공동으로만 회사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단독 대표이사가 독단적인 업무집행과 대표권의 남용으로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