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투자 등 악화일로···디플레이션 징후포착저성장·축소균형·성과부재 등 3가지 함정빠져
‘저물가-저성장-저투자’의 일본식 장기불황 패턴이 한국 경제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패턴과 유사하다”고 강조하며 경제 전문가들과 같은 진단을 내렸다.
최 부총리가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침체, 이로인한 신규투자 감소 등 저성장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평행이론 ‘잃어버린 20년’ 재현 = 그렇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무엇이고 어떻게 찾아왔을까.
한국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장기불황의 핵심은 ‘디플레이션’이다.
일본은 1999년 2월부터 20006년 4월까지 약 7년간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이후 약 3년간 반짝 상승기로 돌아서는 듯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2월부터 다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은 버블 붕괴, 엔고에 따른 순환경기의 하락, 고령화 등 구조적인 내수저하로 인해 발생했다.
1991년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기업과 금융부문의 부실이 확산됐고 이는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생산과 고용은 위축되고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장기간 지속됐다.
여기에 실업률이 급등하고 정부부채 규모도 증가했다.
실제 1991년 2% 초반대였던 일본의 실업률은 디플레이션의 장기화로 2002년 5.3%까지 급등했다.
정부부채 역시 2013년 현재 GDP대비 243%에달했다. 일본의 만성적인 경기부진으로 인해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질 GDP성장률은 1990년대 1.5%에서 2000년대 0.9%로 하락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0%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형성된 ‘저물가-저성장-저투자’의 악순환의 고리가 20년 가까이 일본 경제를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한 원인이다.
◇3低 일본 패턴 닮아가 = 최 부총리가 일본식 장기불황 위험성에 대해 강조한 것은 수년전부터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징후가 경제 전반에서 포착되고 있어서다.
현재 일본식 장기불황 현상은 각종 지표에서 감지되고 있다. 저물가의 만성화 조짐이 대표적이다. 실제 물가는 2011년 4%대를 기록한 이후 추
락해 지난해 수개월동안 0%대 상승률에 그쳤다.
올해 6월 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1.7% 상승했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 2.5~3.5%를 크게 하회했다.
성장세도 미약하다. 최근 2년간 평균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저성장 흐름이 크게 바뀌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요소 투입 측면에서 저성장, 저물가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근로시간 축소 등을 지속적인 잠재성장률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저축 및 소비 성향의 변화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투자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2012년 -1.9%, 2013년 -1.5% 기록하며 2년연속 하락했다.
한국에도 ‘저물가-저성장-저투자’의 일본식 장기불황의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조상은 기자 c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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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cs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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