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중소기업 성장에 ‘악영향’ vs ‘긍정적’
경제5단체의 일원으로 내수활성화에 앞장서며 크고 작은 행사에서 함께 손을 잡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적합업종제도가 도입 취지와는 달리 중소기업의 성장성·수익성에 도움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적합업종 지정은 오히려 해당업종 내 중소기업의 총자산성장률, 총고정자산성장률 등 성장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의 수익성과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총자산 대비 자본지출을 감소시키는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합업종제도가 중소기업의 경영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자구노력에 대한 기여효과도 적은 만큼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민 경제 성장을 위해 도입된 적합업종제도의 정책적 타당성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 이후 적합업종 영위 중소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 총자산증가율이 전체 제조 중소기업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 적합업종 영위 중소기업의 수익성 역시 전체 중소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보고서는 적합업종 제도가 중소기업의 미래성장과 이윤 창출을 위한 설비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가 있고 3일만인 20일 중기중앙회는 반대로 적합업종제도가 중소기업 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중소기업의 연매출 증가율은 1.8%, 총자산 증가율은 5.6%로 나타났다. 반면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은 중소기업(대조군 5024개사)의 증가율은 각각 1.4%, 3.5%에 그쳤다.
중소기업연구원과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박사가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 1081개를 대상으로 2010∼2013년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다.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중소기업은 경기 불황 여파에도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적합업종이 도입된 2011년 전후로 매출액 증가율의 하락폭이 10.9%p 나타나 15.3%p 하락한 대조군보다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경론의 ‘적합업종 무용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적합업종 제도에 실익이 적다는 전경련 주장이 알고 보면 심각한 통계 오류와 왜곡에서 나왔다는 게 중소기업계 주장이다.
위평량 박사는 “전경련 스스로가 통계의 유의성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통계치를 분석해 적합업종제도가 중소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언론에 보도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적합업종의 실효성을 놓고 다투는 전경련과 중기청의 갈등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세부 갈등도 한층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게 빵집 적합업종 권고사항을 둘러싸고 대한제과협회와 SPC그룹이 첨예한 대립이다. 이들은 현재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사항인 500m 출점 제한 준수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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