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준 대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인가제 폐지 위험성 강조
통신요금 인가제를 두고 무조건 적인 폐지보다는 과도기적 부분을 고려해 단계적 완화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인준 대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0일 LG유플러스가 주최한 강연 자리에서 ‘통신시장 경쟁현황 및 바람지간 요금규제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인가제가 폐지되면 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요금제나 지배력 전이 등 공정경쟁 저해 상황을 사전에 규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용자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금인가제는 신규 사업자를 보호해 통신업계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1991년 도입된 제도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인상이나 신규요금제를 출시할 때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후발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단통법이 시행되면 경쟁의 축이 보조금에서 요금 및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되는 만큼 이용자 후생증진을 위해 완전 신고제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왔으며 후발업체들은 지금은 인가제를 폐지할 시점이 아니라며 반발해왔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인가대상 사업자·서비스 조항 폐지는 지배적 사업자와 비지배적 사업자 간 비대칭 사전규제를 철폐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비대칭 규제를 폐지할 수 있을 정도로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약화된 상황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특히 SK텔레콤이 1999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해 시장점유율 57%를 확보한 이후 5:3:2 경쟁구도가 고착화됐고 SK텔레콤의 시장집중도 평가지수(HHI)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이와 같은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과 독점력 고착화는 이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도 지적한 바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높은 시장 지배력이 결국 공정 경쟁 저해로 이용자에게까지 그 피해가 미친다는 것으로 정 교수는 약탈적 요금제와 과도한 결합할인이 독점력만 더욱 키워 결국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ETRI의 연구 결과 시장지배적 수준이 높은 국가가 낮은 국가에 비해 요금 인하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요금이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휴대전화 요금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결합으로 내리는 것이고 계속 그 가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한 단기 프로모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인가제는 이용자 보호,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며 “글로벌 트렌드나 흐름을 봤을 때 폐지라는 방향은 맞지만 과도기적 위험성을 어떻게 피하고 적절한 환원 방안 또는 사후적 예방조치가 있는지 꼼꼼히 따지고 이를 예방할 안정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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